놀이터등 공사 발주 리베이트
관리사무소 과다수당등 만연
집행 '입주자대표회의'로 한정
5~10명 담합 회계조작 쉬운탓
도·지자체 '외부감사' 방치도
최근 정부가 전국 8천991개의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외부회계감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1천610개의 아파트 단지에서 관리비 횡령 등의 이유로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경기도와 일선 시·군이 공동주택에서 발생되는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만연한 비리와 부족한 인력만 탓할 뿐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각종 비리를 분석하고 개선방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월 김포 한강신도시 내 500여 세대의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와 관리사무소 직원이 지난 3년간 9억원이 넘는 돈을 부당하게 집행했다가 시에 적발됐다.
이들은 일반관리비 명목으로 관리사무소 직원의 시간 외 수당을 3배 더 지급하는 등 관리비를 부당 사용했고,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와 인테리어 업체 선정과정에서 공개입찰을 하지 않고 특정 업체를 선정해 시로부터 총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받았다.
지난달 양주의 한 아파트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김모(71)씨와 부회장 등이 임대아파트에서 일반 아파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8천여만원의 뒷돈을 받고 특정인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려 했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게다가 이들은 놀이터·옥상공사 등 6개의 공사발주를 하는 과정에서 5년 동안 총 1억3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정부합동부패척결단이 올해 초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외부회계감사를 실시한 결과 도내 2천555개의 단지 중 21.4%인 511개 단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례 중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232건으로 가장 많았고, 회계자료 누락이 98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아파트 단지에서 각종 비리가 만연한 이유는 아파트 관리비를 집행하는 인원이 5~10명의 입주자대표회의로 한정되면서 담합을 통한 회계조작이 손쉽기 때문이다.
또 같은 아파트 주민들간 감사를 면밀히 진행하지 않는 등 사실상 회계감사 자체가 유명무실한데도 최근까지 도나 일선 지자체가 아파트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방치하면서 단지 내 비리를 부추기고 있었다.
이에 따라 도는 최근 '경기도 공동주택관리 감사 조례안'을 제정, 변호사와 세무사, 건축사, 노무사 등 민간전문가 100명과 공무원 10명으로 구성된 감사단을 구성해 아파트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전체 가구의 30% 동의를 받아야 감사신청이 가능해 사실상 실효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도 공동주택 감사조례에 따라 수원시 영통구의 900여 세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어린이놀이터와 보도블록 공사 등 총 20억여원상당의 공사비 감사를 시에 최근 요청했지만, '주민의 30%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외부감사가 아직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 내부의 일은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았으나 관련 조례제정 이후 지자체로 감사 요청을 하는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었는데도 감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뉴스분석·상] 끊이지 않는 아파트 공금 비리
소수가 주무른 '눈먼 돈' 특혜·뒷돈 '종합세트'
입력 2016-05-31 00:04
수정 2016-05-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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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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