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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신화사 홈페이지 캡처
미국 재무부가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국제금융망에 대한 접근 자체가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지난 2월 18일 발효된 첫 대북제재법(H.R.757)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한의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법은 입법 이후 180일이 지나기 전에 애국법 제311조에 따라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미 재무부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104일 만에 신속하게 지정함으로써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다시 한번 대내외에 천명했다.

재무부는 특히 성명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에도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할 것을 공식으로 촉구했다.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되면 미국과의 금융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중국 등 제3국의 금융기관도 북한과의 거래가 제한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조사를 통해 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의 실명 또는 차명 계좌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중단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금융거래 중단은 애국법 제311조가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에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 5가지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다. 나머지 4가지는 특정 금융거래 자료 수집 및 보고, 관련 수혜자에 대한 정보 수집, 외국의 거래처 은행에 예치된 해당 국가의 계좌(환거래계좌)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이다.

애덤 수빈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담당 차관대행은 "미국과 유엔 안보리, 그리고 다른 세계 각국은 '북한이 국제금융시스템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확고부동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불법 무기 프로그램 개발과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를 지속하고자 사기적 금융거래를 하는 데 있어 악명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빈 차관대행은 또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추가적 조치"라면서 "다른 나라의 모든 정부와 금융당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계좌 또는 다른 방법(대리계좌 등)을 이용해 국제 금융제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무부는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 이유로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 및 탄도 미사일 개발을 위해 국영 금융기관과 정권의 '앞잡이 기업'을 이용해 국제금융거래를 하는 점 ▲북한에 자금세탁 또는 테러방지를 위한 금융적 대처에 관한 감독시스템이 전무한 점 ▲미국과 외교관계 없는 북한이 미국 사법·금융당국의 거래 정보 확보에 전혀 협력하지 않는 점 ▲북한이 정권을 뒷받침하는 고위 관리들의 불법·부패행위에 의존하는 점 등을 꼽았다.

미국은 그동안 미얀마와 이란, 우크라이나, 나우루 4개국을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으나 지금은 미얀마와 이란만 리스트에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에 북한이 포함되면서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은 3개국이 됐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북한과 혈맹 관계인 중국도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미 정부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제3국의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무적인' 세컨더리 보이콧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앞으로 실제 적용 정도에 따라서는 미국이 2005년 BDA(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해 취한 거래 금지 조치보다 더욱 강력한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BDA 제재 당시 한 은행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북한 자체를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훨씬 더 포괄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당시 북한 수뇌부의 비자금 창구로 알려진 BDA를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은행과 BDA 간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이로 인해 BDA에 예치된 북한 자금이 동결된 것은 물론 북한의 국제금융망 접근 자체가 어려워짐으로써 대외 송금 및 결제가 사실상 마비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격인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이날 회동에서 한목소리로 '관계복원'을 강조한 직후 미 재무부가 북한에 대한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을 전격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비핵화에 대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