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특산물 꽃게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때문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연평도 꽃게 어획량이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0년 242만㎏에서 2011년 225만㎏, 2012년 189만㎏, 2013년 97만㎏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4월 말 꽃게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7.7% 감소했다. 중국 어선들이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치어까지 싹쓸이하면서 꽃게의 씨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꽃게철이 돌아와도 어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선원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평도 어민들은 그동안 해경에 수없이 중국어선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청해 왔었다. 하지만 해경 해체 이후 단속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지자 어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 연평 어민들이 지난 5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중국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해 해경에 인계한 것이다. 지난 2005년 어민들이 불법 어업을 하던 중국 어선 4척을 나포한 이래 11년 만이다.
이번 일은 한·중간 외교 마찰로 비화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연평어장의 상황은 더욱더 참담하다. 오죽하면 어민들이 직접 실력행사에 나서 '나포' 할 수밖에 없는, 중국 어선으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일부 중국어선들은 전투함처럼 개조해 단속에 대비하고 있으며 단속시 극렬하게 저항하곤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어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한강 하구까지 매일 중국 어선 10~20척이 몰려와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중립지역이라 우리 해군·해경이 단속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 수역에서 밤새 불법조업을 한 뒤 낮에는 NLL 경계수역으로 도피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연평 어장은 한때 내로라하는 '황금어장'이었다. 이제는 중국 어선들 때문에 '황폐 어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정부가 중국 어선들로부터 우리 영해를 지키지 못하면 어민들이라도 직접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목숨을 걸고 나포했다"는 연평 어민들의 말을 정부는 귀 기울여, 연평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오죽하면 어민들 직접 나서 중국어선 나포했겠나
입력 2016-06-06 22:38
수정 2016-06-0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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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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