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 새로운 시청사 건립을 위한 기본연구가 이달 말 완료된다. 1년6개월만이다. 당초 이 기본연구는 지난해 9월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시청사가 있는 남동구 구월동만을 대상지역으로 삼은데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해 신청사 건립대상지를 인천 전역으로 확대하면서 올해 6월까지 연장됐다. 기본연구 완료시한이 이처럼 이달 말로 임박하면서 다시 인천지역사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신청사 후보지로는 남동구 구월동 현 부지, 서구 루원시티, 남구 도화지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청사 유치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은 서구다. 서구 주민들은 침체된 인천지역 개발사업의 상징인 '루원시티'에 새로운 시청사를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지난 총선공약으로 신청사의 루원시티 유치를 내걸었다. 루원시티로 시청이 들어오면 루원시티의 조속한 개발은 물론 청라·영종·검단 등 인천 서북부개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구자생단체회장협의회와 서구의회도 오는 13일 신청사 부지를 루원시티로 지정해 줄 것을 시에 촉구할 예정이다.

남구를 비롯한 구도심 주민들은 도시재생 차원에서 시청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구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우회전술'을 택했다. 홍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남구 도화지구에 시청사 대신 인천시교육청과 남부교육지원청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도화지구로 시교육청을 옮기면 기존 남동구 구월동의 시교육청 청사를 '인천시청 제2청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남동구는 지금의 자리에 신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본연구 이후에 무엇을 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다. 심지어 이번 연구용역은 말 그대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기본연구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다. 이런 어정쩡하고 자신감 없는 시의 태도가 오히려 지역사회의 갈등과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본연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도출된 결론을 놓고 지역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으로 고민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괜한 꼼수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