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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신임 국회의장과 심재철, 박주선 부의장이 9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 직후 국회사무처 직원들과 상견례를 마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국회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회 운영은 물론 국회 사무처 조직까지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의장은 당적을 갖지 않지만 아무래도 여당 출신과 야당 출신 의장은 국회운영 방식에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야당 출신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02년 16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출신 박관용 의장 이후 1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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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장이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 권한은 물론 회의 중지·산회권, 신속처리 대상안건 지정 권한 등을 행사할 수 있다. 국회의장의 결심이 없다면 본회의 개의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선출된 만큼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 등을 통과시키기 위한 본회의 개최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법안 직권상정의 경우에도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국가 비상사태'에만 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비상사태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국회의장에 달려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 대법원장, 대법관 등의 후임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여권 출신 국회의장 시절보다 쉽지 않으리라는 우려도 벌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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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의장석으로 올라가며 임시사회를 맡았던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연말 예산심사에서도 국회의장은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예산을 편성하는 정부로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야당이 가져간 데 이어 국회의장직까지 야권으로 넘어가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3명으로 구성된 의장단 가운데 2명이나 야권 인사라는 것도 정부·여당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다만 박주선 신임 국회부의장을 배출한 국민의당의 경우 무조건 더민주와 협력하기보다는 '캐스팅보트' 역할에 방점을 찍고 있어, 세 의장단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사무처 조직에도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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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되고서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장은 교섭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국회 사무총장을 임명할 수 있으며, 운영위의 동의를 얻어 차관급인 국회도서관장, 예산정책처장, 입법조사처장을 임명할 수 있다.

또 국회 사무차장, 입법차장, 비서실장 등 차관급 인사들의 임명권도 국회의장이 갖고 있다. 각 상임위의 수석 전문위원들도 사무총장의 제청에 따라 국회의장이 임명한다.

이제까지는 여권 출신 인사들이 주로 차지했던 주요 보직이 이제는 야권 인사들에게 넘어올 수 있게 된 셈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정 의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사무총장이나 비서실장에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하마평까지 돌고 있다.

다만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아직은 인선 등에 대해서는 검토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