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장단 구성이 완료된 9일 제2정당 신세가 된 새누리당은 서러움이 한 층 더 북받치는 일들이 벌어졌다.

8선의 최다선인 서청원(화성갑) 의원이 단 1석의 부족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의장을 내 주었고, 선거 결과에 따라 공간 재배치로 협소해진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사무처 직원들의 모습을 본 이들의 한숨 소리가 신세타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무처 당직자는 사무실 칸막이 공사가 완료되고 협소해진 공간을 가리키며 "이게 뭐냐. 마치 야당이 된 것 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불러온 후폭풍이 사무실 공간 재배치와 당 소속 당직자들의 탄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19대 국회의 경우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어 원내 1당의 자격으로 본청에 입주했고, 의석수에 따라 새누리당은 가장 넓은 공간을 배정받았다.

야당(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이 합친 것보다 넓은 공간을 누려왔지만, 이번에는 원내 1당을 내어준 데다 3당 체제가 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사무실 공간보다 훨씬 더 적은 공간을 배정받으면서 직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19대에선 2천833㎡(857평)를 사용했으나 20대는 1천742㎡(517평)를 배정받아 무려 1천91㎡(330평)를 줄이게 됐다. 기자들이 많이 모이는 국회 새누리당 대변인실과 행정실의 경우도 거의 절반가량의 공간이 줄어, 드나드는 이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협소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무처 당직자는 물론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도 충격으로 이어져 조직이 크게 와해되는 모습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금 당 분위기가 정권 재창출하려는 게 아니다. 야당 하려고 작심한 것 같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의원은 "여당이라도 할 때 지역구 일을 챙겨야지 야당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고, 사무처의 한 당직자는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느냐. 공천 잘못해 2당으로 추락하고 우리만 쪽방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고 성토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