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사패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의 사인은 머리 충격에 의한 손상과 목 졸림으로 확인됐다. 또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체모가 발견됐다.

의정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등산객 정모(55·여)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망 원인이 목 졸림(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시신에서는 두부(머리) 손상(지주막하 출혈)과 팔·다리·몸통 등 전신에 둔기가 아닌 손과 발에 의한 타박상도 다수 관찰됐다. 경찰은 정씨가 머리에 손상을 입은 뒤 목 졸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께 정씨가 지인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미뤄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3시 10분 사이에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 있던 돗자리에서 남성의 체모를 발견했다. 현재 국과수가 보관하고 있는 주요 범죄 전과자의 DNA와 일치하지 않지만 범인이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체모를 남겼을 가능성이 커 수사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모가 5가닥 발견됐는데 이중 돗자리에서 발견된 체모 한 가닥이 남성의 음모로 확인됐다"며 "현재까지는 체모에서 확보한 DNA가 남성이라는 점만 확인됐고 DNA를 대조할 용의자를 특정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정재훈·김연태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