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 증차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작된 장애인단체의 경기도청 점거농성이 한 달여 만에 막을 내렸다.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경기420공투단)은 13일 오후 경기도청 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와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농성 해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13일 농성을 시작한 지 32일 만이다.
경기420공투단은 장애인 관련 예산작업이 미뤄지는 것과 관련, 지난 5일부터 도와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농성해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와 1차 면담을 하고, 13일 오후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관계자가 동석한 2차 면담에서 일부 사항을 합의하자 농성을 해제한 것이다.
단 지난 7일부터 여의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도건 공동집행위원장의 단식농성은 도와의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농성을 풀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는 남경필 도지사의 협상력과 양측 이견을 조율해 대화의 물꼬를 튼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김현삼 대표의 교섭력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와 경기420공투단은 농성해제 후 사회통합부지사가 총괄하고 도청 직원 2명, 장애인단체 3명으로 구성된 TF팀에서 장애인관련 10대 과제, 29개 요구사항에 대해 실무협상을 하기로 했다. 오는 17일까지 추경에 포함될 단기과제의 해법을 찾고 장기과제는 연말까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이번 농성과 관련해 어떠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청사관리 및 방호문제에 허점이 드러난 만큼 청사 보안 및 방호 시스템 전반에 대해 보완할 계획이다.
한편 장애인단체의 사무실 점거 이후 도청내 다른 사무실로 뿔뿔이 흩어졌던 예산담당관실 공무원들은 원대 복귀해 다음 달로 미뤄진 추가경정 예산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다.
/강기정·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