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 입안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수족구병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수족구병은 여름철에 유행하는 장바이러스 중 하나지만,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예년보다 감염 시기가 빨라졌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 감염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각급 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손발 씻기 등 개인위생을 지키고, 수족구병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조언한다.

◇ 급증하는 수족구병 환자

수족구병은 5∼8월 사이에 생후 6개월∼5세 이하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손, 발, 입이나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발생하는 빨갛게 선이 둘린 쌀알 크기의 수포(물집)성 발진이 특징이다.

처음 2∼3일 동안에는 발열, 설사, 구토 증상이 심해지고, 3∼4일이 되면 호전되기 시작해 대부분 1주일 안에 회복된다.

그러나 신경계 합병증이나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6월 5일∼11일 사이의 외래환자 1천명당 수족구병 의사환자 수는 35.9명(잠정치)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5월 초순(13.9명)에 비해 158% 증가한 수치다.

6월 초순 수족구병 의사환자 수 규모는 수족구병 표본감시를 도입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문제는 면역력이 약하고 단체 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이 주로 감염된다는 점이다.

경기도에서는 올해 들어 초·중·고교 361곳에서 824명의 학생이 수족구병에 걸렸다.

울산에서도 64개 학교에서 296명의 학생이 수족구병에 걸렸고, 대구에서 6월에만 66명이 걸리는 등 154명이 수족구병에 감염됐다.

강원 137명, 제주 104명, 대전 33명, 세종 19명, 부산 65명, 충북 61명 등 전국의 학교가 수족구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추가 감염 방지 안간힘

수족구병은 일반적으로 사람의 침·가래·콧물·대변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염 증상을 동반한 호흡기 질환은 감염된 환자나 보균자의 기침 등을 통해 침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서 감염된다.

특히 전염성이 강해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는 평소에도 개인위생관리 교육을 철저히 하고, 환자 발생 시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으로 전파를 차단해야 집단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일단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학생들과 격리하기 위해 등교 중단 조치를 하고 병원 진료를 받도록 권하고 있다.

전국 교육청들은 최근 각급 학교에 '하절기 수족구병 유행에 따른 예방수칙'이라는 공문을 보내 개인위생관리 철저 및 환자 발생 시 관리 강화 등을 당부했다.

교육청들은 예방수칙에서 학생들이 함께 사용하는 교재·교구 및 시설의 소독을 강화하고, 기침 예절 지키기와 손 씻기 생활화 등 개인위생관리 교육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환자가 발생하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즉시 보고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의료기관 진료를 안내하도록 했다.

확진 환자는 등교 중지 등으로 미감염 학생과 격리하도록 당부했다.

◇ 손·발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 철저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고, 수족구병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오르면 수족구 바이러스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만큼 위생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아의 경우 장난감 소독을 자주 하고, 차가운 음식 보다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손, 발, 입안에 수포가 생기거나 열이 나는 등 수족구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치료 기간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등에 보내지 않아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황은하 울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 감염자를 격리하는 것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어릴수록 감염률이 높다"며 "백신이 없으므로 학교에선 손을 깨끗이 씻게 하고, 교재·교구의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족구병은 발생 첫째 주에 가장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수일에서 수주까지 전염력을 가질 수도 있다.

김연숙 충남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자라고 하더라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항상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