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터미널·관제탑까지 신설 '사실상 신공항' 수준
노선 전환배치땐 이용객 감소 타격… 中·日 어부지리도
정부가 21일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김해공항확장 추진을 결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인천국제공항의 허브경쟁력 확보에 정부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 환승률이 지속해서 낮아지는 등 허브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사실상 신공항 수준의 이번 김해공항 확장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 김해공항 확장, 사실상 신공항
정부의 김해공항확장 방안은 새로운 활주로 1본에 터미널과 관제탑까지 신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새 활주로가 신설되면 김해공항은 군 활주로를 포함해 총 3본의 활주로를 확보하게 된다. 터미널도 확장돼 항공수요처리 인원 규모가 4천만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인천공항보다 1천만명 적은 수준이다.
서훈택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김해공항 확장안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김해 신공항으로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도 "새로운 활주로와 새로운 터미널, 새로운 관제탑, 새로운 연결 도로·철도가 다 건설되는 만큼,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얘기할 수 있다"며 "다만 일부 국내선이 기존 공항 시설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신속한 행정절차와 안정적 예산확보 등 후속조치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방침을 시사했다.
■ 인천공항 허브화 악영향 우려
항공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의 '운항 네트워크'가 김해공항 확장 등의 영향으로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남권 지역의 항공수요 처리 인원이 늘면, 항공사들이 인천공항에서 노선을 빼 김해공항 쪽으로 전환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주영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김해공항 이용객이 늘어난다는 건 곧 인천공항 이용객 감소로 볼 수 있다"며 "항공사들은 수요가 있는 공항으로 노선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운항노선 수와 비행기 운행빈도 수가 줄어 결국 인천공항의 허브화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해외 환승객의 인천공항 매력도를 떨어뜨린다. 공항노선 수와 비행기 운행빈도 수가 줄면 환승을 위한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환승률은 2011년 16.3%에서 2013년 18.7%까지 늘었지만, 2014년부터 증가세가 꺾여 동북아 허브공항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해공항이 확장되면서 중국과 일본의 허브공항 경쟁력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장거리 비행기로 환승하는 기존 개념이 김해공항과 중국 푸둥공항이나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환승하는 개념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항공 전문가는 "인천공항 4단계 확장공사나 항공정비산업단지 조성, 공항 배후단지 활용 등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인천공항의 허브경쟁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정부, 영남권 신공항 대안 결정에 전문가 후폭풍 우려
김해공항 확장 독될라…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 신경써야"
입력 2016-06-21 22:55
수정 2016-06-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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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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