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먹튀 방지' 추진 조건 관건
승인 취소땐 무산 후폭풍 예상
수용 가능성 높다는 관측 많아
부영그룹이 23일 인천시에 제출한 인천 연수구 옛 대우자판 부지의 테마파크 건립 최종 사업계획서에 대한 시의 수용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인천시가 부영의 테마파크 사업계획을 수용하면 기본설계 등 사업추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영그룹은 대우자판 부지에 테마파크사업(49만9천575㎡)과 도시개발사업(53만8천600㎡)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테마파크 준공 이후 부영이 개발한 공동주택 등을 분양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아파트 건설 등 도시개발사업만 추진해 수익을 챙기고, 테마파크 사업은 뒷전으로 미루는 이른바 '먹튀'(먹고 튀기의 줄임말)를 막는다는 차원이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10월 대우자판 부지를 매입한 이후 테마파크 계획을 시에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고, 시가 지난해 말 사업기간을 6개월 연장해 주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가 부영의 테마파크 사업계획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인천시가 이미 토지매입을 마친 부영그룹에 대한 사업승인을 취소하면, 대우자판 부지와 주변 지역 개발사업의 잇따른 무산으로 인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사업계획서를 이제 막 제출받아 수용할지 말지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검토 후 이달 말까지 사업계획 최종 수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 '선(先) 테마파크 준공, 후(後) 아파트 분양'을 사업추진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부영이 아파트 분양수익 등으로 테마파크 사업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시가 부영그룹의 테마파크 건립사업 자금 조달능력 등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자판 개발사업이 추진된다면, 수년째 지지부진한 송도관광단지(옛 송도유원지)와 송도 석산 등 주변 개발사업이 수익성 개선으로 탄력이 붙을지도 주목된다. 시는 송도관광단지와 송도 석산 등 대우자판 부지 인근 지역에 투자유치를 통한 관광지 개발을 추진했으나, 사업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불법중고차수출단지 등으로 방치된 상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