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환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환전소를 찾은 여행객이 환전소 앞에서 환율을 바라보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美·佛 주요국 증시 일제히 급락
英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예고
유럽연합도 교역량 타격 불가피
최대교역지 中 성장에도 악영향
보호주의 확산 '경고' 목소리도


영국이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결정함에 따라 세계 경제가 암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사자인 영국과 최대 교역파트너인 EU는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해 신흥국에도 연쇄효과가 미칠 전망이다.

특히 영국에 이어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까지 EU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자원가격 하락에 따른 신흥국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는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결정 후 요동치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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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하루만에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2조5천464억달러(약 3천조원)가 증발했다. ┃그래픽 참조

국제신용평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의 행보를 우려하며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주요국 증시도 지난해 8월 중국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급락하며 흔들렸다.

미국 뉴욕증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39% 떨어진 1만7천399.86으로 마감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60% 내린 2천37.30, 나스닥 종합지수는 4.12% 하락한 4천707.98로 마치는 등 일제히 3~4%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도 전날보다 무려 8.04% 폭락한 4천106.73에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6.82% 떨어진 9천557.16,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는 8.62% 떨어진 2천776.09로 마감했다.

브렉시트 진앙지인 영국의 경우 '셀 브리튼'(영국 증시 이탈) 현상으로 FTSE 250지수가 장 초반 11.4%까지 추락해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FTSE 100 지수도 9% 가까이 빠지다가 마감 시점에는 3.15% 떨어진 6천138.69로 마무리했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S&P의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BMI) 기준으로 24일 하루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 2조5천464억달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자유무역 쇠퇴하고 보호무역 시작되나

고립주의 성격을 지닌 브렉시트가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역풍으로 작용해 보호무역주의를 심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브렉시트 투표 전인 지난 15일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WTO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 EU 등 G20 국가가 지난 6개월간 교역 부진에도 반독점 조사나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특별승인 등처럼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우선 영국은 EU 탈퇴로 최대 교역상대국인 EU는 물론,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다른 나라들(53개 경제권)과 교역 위축이 예상된다. EU도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7% 정도여서 교역 감소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

유럽연합 경제의 둔화는 EU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U가 중국에서 수입한 액수는 지난해 3천500억 유로로 1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영국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획득을 지지했으며 런던은 위안화 국제화의 중요한 허브였다면서 브렉시트는 확실히 중국과 유럽연합의 무역관계에 그늘을 드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불확실성 고조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회피 심리 때문에도 부정적 영향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화·홍현기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