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표장(마크)이 병·의원 등에서 무분별하게 오·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이하 경기도적십자사)에 따르면 흰색 바탕의 붉은색의 적십자 표장은 제네바협약(국제법)과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의해 군 의무대, 군 의무요원 등의 군 당국과 대한적십자사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제네바협약은 공사(公私)를 불문하고 개인, 단체 상사 또는 회사에서 제네바협약에 의해 사용할 권리가 부여되지 않은 자가 '적십자' 또는 '제네바 십자'의 표장, 명칭 또는 이를 모방한 기장이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사용 목적 등을 불문하고 항상 금지하도록 규정돼 있다.
적십자 표장을 무단으로 사용하다 적발되면 대한적십자조직법에 의해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상표법 위반으로 적용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병·의원 간판에 적십자 표장을 사용하거나 적십자 표장 안에 다른 도안을 넣는 경우, 적십자를 변경된 타입으로 사용하는 등 대형병원 중심으로 오·남용 사례가 빈번하게 목격되고 있다. 심지어 구급 의약품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적십자 표장을 사용했다가 시정조치된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실제 대한적십자사는 수년 전부터 대한병원협회나 대한약사회 등지에 '적십자 표장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상표권 및 전용사용권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는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있지만, 무단 사용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기도적십자사 관계자는 "병·의원 등 보건의료기관에서 적십자 표장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대한적십자조직법이나 상표법의 처벌규정은 있지만, 실효적인 제재조치는 없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