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군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눈치작전만 벌이는 형국이다.

뒤늦게 결심한 비박(비박근혜)계 김용태 의원만 27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을 뿐 최대 20명 가까이 거론되는 다른 후보군은 모두 잠잠하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뼈를 깎는 혁신으로 제2 창당을 이뤄내고, 꺼져가는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살려내겠다"면서 "혁신 대표, 세대교체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부터 6개월 이상 장기 레이스를 통해 야당과 맞설 강력한 대선후보를 만들어 내겠다"며 조기 경선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계파별로 거론되는 주자는 있지만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그들이 말하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다.

최 의원은 사석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공개 자리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맞짱 대결이 예상되는 홍문종·이주영·이정현 의원은 사실상 출마를 굳혔지만, 여전히 공식 선언은 유보하고 있다.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보인다.

원조 친박계인 한선교 의원도 최근 출마를 결심하고 조만간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고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거의 유일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거물급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지 않는 것은 친박계의 최 의원은 물론, 최근 복당한 유승민 의원의 거취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국회법과 4·13 총선 공천파동을 거치며 대권 주자급으로 몸집이 커진 유 의원이 출마한다면 예측 불허의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사실 당내에서는 친박계는 최 의원, 비박계는 유 의원의 출마를 희망하고 있고, 두 사람의 경쟁을 통해 새누리당이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편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권성동 사무총장을 교체하고 박명재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의결하는 한편 제 2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친박계 김태흠 의원도 자진 사퇴형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계파 간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