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공장인 이천의 SK하이닉스 주변 논이 황폐화돼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SK공장에서 방류하는 폐수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SK측은 폐수방류시 법적 기준을 준수했기 때문에 피해보상 등 책임질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전업농은 농토를 망쳐 생활근거지를 잃고 있다. 이같은 농가피해는 수년 전부터 발생했으나 기업이나 관계 당국이 방치해 온 것이다. 오염원인을 규명해 이에대한 책임소재를 가리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당국이 수수방관해온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농업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폐수가 흘러 들어가는 하천의 물이 농업용수로 적합지 않다고 판단했음에도 말이다. 돌아온 것은 SK측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답변뿐이다.
인근 농민들은 논에 물을 채웠는데도 벼들이 뿌리부터 까맣게 썩어가면서 서서히 말라죽는 피해를 당한 것이다. 이천시 부발읍 아미리 일대 농가들은 2014년부터 힘들여 가꾼 벼를 수확하지 못했다.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소하천인 '전뜰천'의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농가들이다. 이들 농가는 조상대대로 전뜰천 물을 농업용수로 써왔는데 SK하이닉스 공장이 폐수를 방류한 이후 농사를 망쳐온 것이다. 농민들의 오염피해 주장은 객관성이 있어 보인다. 경기농업기술원이 SK폐수가 방류되고 있는 전뜰천의 물은 이미 농업용수로 적합지 않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벼의 수분 흡수를 방해하는 전기전도도 (EC)는 기준보다 3배, 암모니아 태질소(NH4-N)는 4.8배, 뿌리를 썩게 하는 황산(SO4-2)도 기준보다 2.8배나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오염원만 밝히면 될 일이다.
이같은 농가피해에 대한 민원이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법적 책임소재를 가릴 오염원 규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왜일까.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18조8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영업이익만도 5조3천361억원으로 전년보다 4.4%나 늘어났고 직원수만도 2만2천명에 달한다. 기업은 이윤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도 뒤따른다. 수년간의 농민피해에 대해 법적책임이 없다는 변명만으로 일관해선 안 된다. 명확한 원인을 규명해 책임소재를 가려내야 한다. SK뿐만 아니라 이천시도 나서라.
[사설] SK하이닉스 주변 논 썩는 이유 철저히 밝혀라
입력 2016-06-27 23:10
수정 2016-06-2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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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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