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공회의소(이하 인천상의) 상근부회장 인선이 참으로 볼썽사납게 됐다. 논란이 된 인사를 상근부회장으로 앉히기 위해 무리를 하더니 결국 엉뚱한 데서 탈이 나고 말았다. 인천상의는 지난 27일 개최하려던 임시의원총회를 돌연 취소했다. 당초 이 총회는 이 모 전 인천 남동구 부구청장을 상근부회장으로 선임하려던 자리였다. 그런데 이 전 부구청장이 소속기관인 인천광역시를 거쳐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취업승인' 신청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은 재산등록의무자였던 고위 퇴직공직자가 퇴직 3년 이내에 소속부서 또는 소속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퇴직예정 공직자가 퇴직 후 취업을 목적으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의 부정한 유착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사기업체 등에 취업한 후 퇴직 전에 근무했던 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단 시행령 제34조 제3항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나 국가의 대외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취업이 필요한 경우' 취업을 승인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이 전 부구청장에 대한 '취업불승인'은 '공직의 전문성을 살려 공공이익을 신장하겠다'는 취지로 제출한 신청서가 설득력을 갖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인천상의 상근부회장은 관례적으로 인천 부시장 출신이 앉아온 자리로 늘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가 2급 퇴직공무원인 이 전 부구청장을 추천했으니 벌집을 쑤신 듯했다. 더구나 이 전 부구청장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고교 동기동창이다. 그래서 잡음은 더욱 컸고, 논란은 거셌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내정된 이 부구청장에 대해 '취업불승인' 결정이 내려지자 모두 황당한 표정이다. 인천상의 노조도 "시에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선으로 이번 낙하산 인사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어이없어했다. 모두 인천시가 무리수를 둔 결과다. 그동안 묵인해 왔던 관례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기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이다. 불미스러운 이번 일이 인천시나 인천상의가 원점에서 원칙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사설] 볼썽사나운 인천상의 부회장 인선 과정
입력 2016-06-28 22:55
수정 2016-06-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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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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