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올해 처음 발생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북 김천시에서 A(62)씨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께 길가에서 쓰러졌다. 행인에게 발견돼 119 구급대에 의해 김천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의식 불명 상태에서 이틀 동안 치료를 받다가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숨졌다.

올해 첫번째 온열질환 사망자가 나온 시점은 작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다. 작년에는 온열질환으로 숨진 첫 사례가 7월28일에 나왔다.

질본의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보면 온열질환 환자수는 7월에 가까워지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질본은 지난 23일부터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신고를 받아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 중이다. 대상 질환은 열탈진,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다.

온열질환자 수는 감시체계 가동 1주째(5월23~28일) 14명에서 2주(5월29일~6월4일) 23명, 3주(6월5~11일) 28명 등으로 늘어나다가 4주(6월12~18일) 26명으로 줄었지만 5주(19~25일) 31명으로 다시 늘었다. 이어 26일 하루 동안만 5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1~5주 발생한 온열질환자수는 122명으로 작년의 113명보다 소폭 늘었다.

2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통계를 보면 남성이 87명으로 여성(40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24명, 70대 22명, 40대 16명, 20대 15명 순이었다. 온열질환자의 30.7%에 해당하는 39명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환자의 77.2%인 98명은 오전 10시~오후 6시 낮시간에 발생했다. 절반 가까이인 61명은 열탈진 환자였으며 열사병 30명, 열실신 19명, 열경련 10명 순으로 많았다.

환자의 86.6%(110명)가 논·밭, 작업장, 운동장, 산 등 야외에서 발견됐으며 집, 찜질방, 비닐하우스 등 실내에서 발견된 경우가 13.4%(17명)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15.7%(20명)로 가장 많았고 강원(15명), 전남(14명), 충북(13명), 광주(12명) 순이었다.

온열 질환자의 81.9%(104명)만 건강보험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나머지 18.1%는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빈곤층일 가능성이 크다.

질본은 열사병, 일사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 폭염이 주로 발생하는 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에 되도록 야외 활동을 삼가고 실내 온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바깥과의 온도 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양산을 준비해 햇빛을 피해야 하며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물을 자주 마시고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말아야 하며 어두운색의 옷이나 달라붙는 옷을 피하고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온열질환에 걸렸다면 우선 시원한 장소로 옮겨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의식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면 신속히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