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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혐의 전면 부인 /연합뉴스

옥시로부터 금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에 관해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가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조 교수 측 변호인은 데이터를 임의로 가공하거나 살균제 유해성을 드러내는 실험 내용을 누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연구 보고서를 옥시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의뢰인인 옥시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용역 수행자로서 의뢰인이 받지 않겠다는 보고서를 제출할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옥시의 의뢰 내용은 '가습기 살균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리서치(research·연구하다/조사하다)해달라'는 것"이라며 "검찰은 이를 '무해성을 밝혀달라'고 해석했는데,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또 조 교수가 국립대 교수이지만, 연구 용역은 서울대 산학협력단 직원 자격으로 수행한 것으로 공무원의 업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 교수에게 검찰이 적용한 수뢰 후 부정처사(공무원이 돈을 받은 뒤 직무에 반하는 부정 행위를 하는 것)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조 교수는 재판이 끝날 무렵 "항목을 변경해 돈을 사용한 것을 사기죄로 적용하는 것은 연구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과장된 법리 적용"이라면서 "열악한 조건에서 연구하는 동료 교수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것은 상식에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2011년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면서 일부 실험 수치를 조작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됐다.

그는 서울대에 지급된 실험 연구용역비 2억5천만원과 별도로 1천200만원의 부정한 금품을 옥시 측에서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검찰은 조 교수가 교육공무원인 국립대 교수인 점을 고려해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서울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연구용역과 무관한 물품대금 5천6백만 원을 가로챈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9일 조모(52·구속기소) 옥시 연구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는 방침이다.

조 소장은 옥시 연구소 1팀장과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던 2003년 이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 가능성을 알고도 제품을 판매하도록 방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조 교수에 대한 다음 재판은 18일 열린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