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매각 골리앗 크레인
국내에서는 매수업체가 없어 해외매각되는 성동조선해양 마산조선소 야드에 있는 700t 골리앗 크레인(왼쪽). 오른쪽은 300t 크레인. 조선소 설비를 전부 철거하면서 고철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조선산업 쇠퇴로 조선소 핵심설비인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외국에 넘긴 스웨덴 '말뫼의 눈물'이 조선 강국 한국에서도 현실화됐다.

회사는 바뀌어도 40년 넘게 계속 배를 만들어온 경남 창원시의 한 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은 해외로 팔려갈 운명에 처했다.

국내에서는 사려는 업체가 없어서다.

조선소 터는 쪼개져 20개 중소기업에 매각됐다.

사실상 조선소가 공중분해됐다.

세계 1위 대한민국 조선산업 쇠퇴가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스웨덴 말뫼는 한때 세계적인 조선소인 코쿰스가 있던 도시다.

그러나 조선산업 침체로 코쿰스는 핵심설비인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겼다.

2002년 이 크레인을 현대중공업 야드가 있는 울산으로 옮길때 말뫼 시민 수천명이 부두에서 지켜봤고 스웨덴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말뫼가 울었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성동산업 마산조선소에 있는 700t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이 곧 해외로 팔려나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동산업이 자금난에 빠지자 조선소 터와 골리앗 크레인 등 설비는 2013년 경매에 넘어갔다.

야드에 우뚝 솟은 골리앗 크레인은 조선소를 상징하는 핵심 생산자산이다.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700t 골리앗 크레인은 대형에 속한다.

크레인 자체 무게만 3천200t, 높이는 105m나 된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있는 가장 큰 골리앗 크레인(900t)에 크게 뒤지지 않는 크기다.

270억원을 들여 2008년 8월 만든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크레인은 법원 경매에서 감정가가 190억원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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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매수업체가 없어 해외매각되는 성동조선해양 마산조선소 야드에 있는 700t 골리앗 크레인(왼쪽). 오른쪽은 300t 크레인. 조선소 설비를 전부 철거하면서 고철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크레인 자체만 190억원이고 해체와 운송, 재설치를 하는데 40억원이 추가로 든다.

매물로 시장에 나왔지만 국내 조선업계에서 매수 의향을 보인 곳이 한곳도 없었다.

감정가를 내려 30억원에 팔겠다고 해도 나서는 곳이 없었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업체들이 직접 와서 크레인을 보고 갔다.

최근 루마니아의 한 조선업체가 이 크레인에 관심을 보여 막바지 매각협상을 진행중이다.

700t 골리앗 크레인 외에 300t 크레인 등 다른 크레인 2기도 아직 팔리지 않았다.

해외 매각될 예정인 크레인뿐만 아니라 조선소 야드(12만726㎡)도 조각조각 잘렸다.

조선소 터는 필지가 분할돼 20개 중소기업에 팔렸다.

공장터가 다 정리되면 기계·항공기·원자력 부품 등 조선산업과 상관없는 업체가 들어온다.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부지는 1972년부터 조선소들이 선박 또는 선박 구조물을 만든 곳이었다.

1972~1991년에는 군함, 잠수정, 여객선, 화물선 등을 만드는 특수선 제조업체인 코리아타코마가 있었다.

이후 코리아타코마를 합병한 한진중공업이 선박을 건조했다.

성동산업은 조선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한진중공업으로부터 마산조선소를 사들여 선박 블록을 만들었다.

마산조선소에서 만든 선박 블록을 계열사인 통영 성동조선해양에 공급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동산업이 자금난에 빠지자 채권단은 채권회수를 목적으로 2013년 조선소를 경매에 넘겼다.

지난해 7월 법원 경매에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는 1천150억원에 팔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