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에 이어 옥시제품 중 하나인 에어컨 청소용 '옥시 에어컨 싹싹 청소당번'에서도 제품 결함이 발견됐다.
미세먼지로 정전기 발생이 쉬운 에어컨에 가연성 소재의 옥시제품을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조사결과 에어컨 화재의 원인으로 제품결함을 공식 인정하면서 '제2의 옥시사태' 논란이 예고된다.
10일 광명소방서에 따르면 '옥시 에어컨 싹싹 청소당번' 제품의 설계·표시상 결함을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지난 5월 30일 광명시 노온사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으로 확정했다.
당시 전모(30·여)씨는 집안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 청소를 위해 하부 공기흡입 부분에 '옥시 에어컨 싹싹 청소당번'을 분사했다가 에어컨에서 폭발과 동시에 불이났다. 이 화재로 전씨는 2도 화상에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옥시 에어컨 싹싹 청소당번'내 LP가스가 분사 당시 에어컨 내부의 먼지로 인해 발생한 정전기를 만나 가연되면서 폭발해 화재가 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화재 원인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가 아닌 제조사인 옥시 측에 물었다.
소방당국은 해당 제품이 미세먼지가 많아 정전기 등이 쉽게 유발되는 에어컨 청소에 사용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LP가스를 주성분으로 한 에어로졸(aerosol·밀폐된 용기에 액화 가스와 함께 봉입한 액체 등을 가스의 압력으로 뿜는 방식)로 제조된 점으로 미뤄, 제조물 책임법 설계상 결함(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사 측의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또 해당 제품에는 형식적인 '가연성 화기주의 유의사항' 문구만 표기돼 있을 뿐 제품 사용처의 특성을 고려한 정전기 화재 위험 및 사용방법 표시 등 문제점이 미표기돼 소방당국은 표시상 결함도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옥시 측은 소방당국의 결정에 따라 해당 화재의 원인으로 제조사의 결함을 일부 인정하고 화상 치료비 전액에 대해 보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LP가스 사용에 따른 주의사항을 제품에 표기했기 때문에 현행법상 위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제2 옥시 사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옥시 관계자는 "모든 제품은 관련 규정을 준수해 생산 판매되고 있으며, 규정에 따라 제품사용 시 유의사항을 제품에 표기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귀덕·문성호·황준성 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