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궤 캡쳐
정리의궤 다운로드 프랑스국립도서관 페이지(gallica.bnf.fr)에 접속해 한글로 '정리의궤'를 검색하면 전 세계 유일본인 정리의궤에 대한 안내 정보가 나타나며, 별도의 로그인 없이 PDF파일이나 JPEG파일을 선택해 책 전체를 다운받을 수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국립도서관 홈페이지
고문헌 디지털화 제공 불구
국내 학자는 물론 기관들도
1년간 까맣게 몰라 '충격적'


'정리의궤(整理儀軌)'를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국립도서관 측이 이미 1년 전에 정리의궤를 PDF 파일 형태로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해 놨지만, 국내 학자들은 물론 정부기관에서도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국립도서관 홈페이지(gallica.bnf.fr)에 접속해 한글로 '정리의궤'를 검색해보면 전 세계 유일본인 정리의궤(성역도)에 대한 안내 정보가 나타나며, PDF파일이나 JPEG파일을 선택해 책 전체를 다운 받을 수 있게 해 놨다.

이와 함께 도서관 측은 정리의궤 전문(全文) 뿐만 아니라, 책의 크기(235×375㎜), 출간연도(1796년), 디지털 파일 업로드 일자(2015년 6월 1일), 책의 요약 내용 등을 상세하게 표시해놨다. 이외에도 해당 홈페이지에서 한글이나 한자로 키워드를 검색하면 진귀한 우리나라 고문헌들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오산) 의원,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헌관리학과 교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등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했을 당시 정리의궤에 대한 사진촬영을 요청했는데, 도서관 측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대신 인터넷상에서 자료 찾는 법을 시연해 보이면서 알려지게 됐다.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국내에 영구임대 된 외규장각의궤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고문서 137종 316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90% 이상을 디지털화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외유출 문화재 환수를 담당하는 문화재청은 물론 국내 사학계에서는 이런 사실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국내 문헌을 디지털화해 공개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인지하지 못했다"며 "온라인 조사 인력은 대부분 경매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우리 문화재의 추적조사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용 인력 자체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우리나라 사학계에서는 한글본에 채색이 된 정리의궤 존재 자체는 물론 그 내용에 대해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는데, 프랑스는 이미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업로드해 놓고 이를 1년 전부터 공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었다"며 "앞으로 학자들과 관계 기관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회기자 k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