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주식 뇌물을 받은 진경준(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장을 긴급체포하는 등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막상 뇌물을 줬다고 시인한 김정주 NXC 회장은처벌을 피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뇌물수수' 혐의의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있는 진 검사장과 달리 김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이미 시효가 지났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진 검사장의 혐의는 2005년 4억2천500만원을 받아 2006년 11월 넥슨재팬 주식 8천537주(8억5천여만원)를 받은 점, 2008년 3월 3천만원 상당인 넥슨의 법인리스 차량 제네시스를 차명으로 얻은 점 등 두 가지다.

김 회장의 혐의는 이같은 내용의 뇌물을 준 점이다.

진 검사장에게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는 수뢰 액수를 고려할 때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형량에 비례하는 공소시효는 10년으로, 2006년 11월을 기준으로 해도 아직 넉 달이 남아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뇌물공여는 특가법에 따른 가중처벌 대상이 아니라서 5년 이하의 징역형에 그친다. 형량이 적기 때문에 공소시효도 짧다. 2005∼2006년 넥슨재팬 주식 뇌물은 2011년, 2008년 제네시스 뇌물은 2015년이 기소의 마지노선이었다.

결국, 현재까지 밝혀진 진 검사장과 김 회장 사이의 범죄사실만으로는 뇌물을 받은 진 검사장은 중형에 처할 수 있지만, 뇌물을 준 김 회장은 처벌 없이 법망을 피해 가는 모순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김 회장이 13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주식·차량을 준 사실을 순순히 시인하고 "검사라서 준 것"이라며 대가성까지 일부 인정한 이유가 공소시효가 지난 점을 감안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적어도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로는 실정법상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특임검사팀이 진 검사장과 김 회장 사이에 제네시스 이후 추가로 오간 뇌물을 발견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뇌물공여 행위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체포된 진 검사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진 검사장과 김 회장 측 사이의 또 다른 미심쩍은 거래 등은 없었는지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