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501001009900049401.jpg
15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관련 주민설명회를 위해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민들이 투척한 물병과 계란을 맞은 채 설명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총리의 15일 경북 성주 방문 사드 배치 주민설명회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이날 경북 성주군청에서 성주 군민은 황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둘러싸고 6시간 넘게 대치전을 벌였다.

행사 시작 무렵 '사드 결사반대' 등을 적은 붉은색 머리띠를 한 주민 3천여명(경찰 추산)이 군청 주차장, 주변 도로 등을 꽉 메웠다.

참가 주민은 '사드 목숨으로 막자', '우리도 국민이다', '얘들아 엄마 아빠가 끝까지 지켜줄게'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었고, 주변 도로 곳곳에는 '성주 무시하는 사드배치 결사반대', '사드배치 최적지란 없다'는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 수십개가 걸려 있었다.

다소 차분하던 분위기는 황 총리, 한민구 국방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국회의원 등이 도착했을 때부터 달라졌다.

이들이 군청 정문 앞 계단에 들어서자 바로 날계란 2개와 물병 등이 날아들었다.

황 총리는 셔츠와 양복 상·하의에 계란 분비물이 묻은 상태로 주민에게 "사드배치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정부는 주민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국방부장관 역시 "사드 전파가 주민 건강에 전혀 유해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난 주민들은 설명회 도중 수차례 욕설과 고성을 쏟아내며 정부 관계자들 쪽으로 물병 수십 개, 계란, 소금 등을 던졌다.

결국 상황이 악화되자 황 총리 일행은 군청사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dgdg.jpg
황교안 국무총리 일행이 15일 경북 성주군청 옆에 서 있던 미니버스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현장은 소화기 분말로 뿌연 상태다. /연합뉴스

군청과 붙어있는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온 황 총리 일행은 청사 북쪽에 있던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바로 주민에 둘러싸였다.

총리 일행이 탄 미니버스 천장은 주민들이 던진 날계란으로 더럽혀졌고, 약 500명의 주민은 버스 주변을 둘러싸고 출입을 봉쇄했다. 일부 주민은 주차장 출구를 트랙터 2대로 막았다.

약간의 몸싸움과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중 현장에 나와 지휘하던 조희현 경북경찰청장은 날아온 물병에 맞아 왼쪽 눈썹 윗부위가 5cm 가량 찢어졌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극렬한 대치는 없었다. 대다수 주민은 "폭력을 쓰지 말자"라거나 "의경은 적이 아니다"며 자정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좀처럼 사태가 진정하지 않자 주민 대표 5명은 미니버스 안에서 황 총리 등을 만나 40분간 면담을 했으나 뾰족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대치전이 계속 이어지자 황 총리는 수행원 등을 대동해 미니버스에서 빠져나와 군청 뒤편으로 나가 준비해 놓은 승용차로 옮겨 탔으나 이를 발견한 주민에 막혔다.

그러나 경호 도움을 받은 황 총리가 다른 승용차를 옮겨탄 뒤 성산포대로 이동해 헬기 편으로 서울로 돌아가며 6시간 넘는 대치는 막을 내렸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