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주식 대박 의혹'의 당사자인 진경준 검사장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검찰 68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임검사팀의 수사결과 드러난 진 검사장의 뇌물수수 실태와 상습적 거짓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검사장까지의 승승장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법무부가 긴급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검장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법무부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고 김수남 검찰총장이 유감 표명을 했으나 진 검사장을 감쌌던 법무부와 검찰의 책임이 무겁다. 지난 3월말부터 무려 110여일간 '120억원대 주식 대박' 의혹이 이어지는 내내 법무부와 대검은 진상규명은커녕 "(재산증식은) 개인적인 문제지 법무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 "징계시효나 형사처벌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진 검사장을 두둔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또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인이 네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부근 1천300억원대 부동산을 넥슨코리아가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넥슨 김정주대표와 대학 시절 절친한 사이였던 진 검사장의 주선으로 부동산 거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진 검사장이 공직자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부도덕한 행태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장의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검찰 조직의 인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검찰의 비리가 이번만이 아니지만 구조적인 검찰 주변의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김 장관에 대해서는 야당 등에서 장관 교체설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은 진 검사장의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적정성 여부를 떠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 유감이다. 공직자로서 남들이 오해할 만한 일을 안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진 검사장 논란을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치부했다. 검찰 안팎에서도 '제 식구 감싸기'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왔고, 4월 2일 진 검사장의 사의표명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지침을 내릴 때까지 법무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끝까지 진 검사장을 두둔하려 했던 김 장관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