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와 관련해 성주 주민들의 불만이 터진 것은 군수에게조차 발표 5시간 전에야 통보했고, 그 흔한 주민설명회 한번 없었기 때문이다. 의견수렴 없이 비밀리에 결정하고 주민들이 반발하자 부랴부랴 레이더 기지를 공개하며 전자파 해명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정부는 사드로는 수도권 방어가 어렵자 1조2천억원을 들여 패트리엇을 중심으로 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보강키로 했다. 특히 수도권은 패트리엇과 함께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레이더'를 배치한다고 한다.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스라엘제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로 사드용보다 강한 전자파를 발사한다. 특히 사드 레이더는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반면, 그린파인 레이더는 24시간 가동한다고 한다.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전자파 괴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국방부가 지난 14일 충청도 모지역에 배치된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날 공개 측정결과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사드 논란이 일자 한민구 국방장관은 언론에 "그린파인 레이더는 사드 레이더보다 출력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물론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이는 지극히 부적절했다. 국방부 장관이 군사기밀을 공개한 것은 물론, 듣기에 따라 사드보다 패트리엇 그린파인 레이더의 전자파가 더 해롭다고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장관의 발언은 패트리엇이 배치될 수도권 주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 전은 물론 공사 중에 그리고 배치 후에도 환경영향평가를 3단계로 실시해 주기적으로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드보다 전자파가 강하다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수도권에 증강 배치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괜한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 이미 언론에 안전성을 공개했다고 하지만, 이런 저런 전자파 괴담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념과 진영논리가 개입되면 일이 커지게 마련이다. 정부는 '돌다리도 두드리며 걷는다'는 마음으로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패트리엇의 안전성을 충분히 설명해 쓸데없는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설] '그린파인 레이더' 충분한 설명으로 불신없애야
입력 2016-07-20 00:16
수정 2016-07-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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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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