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장애 턱' 넘고 달린다 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 손봉석(58) 씨가 경기도의 도움으로 지난 3월부터 택시운전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사진은 손 씨가 일하러 가는 모습. /경기도 제공

안양시 안전운수에 택시운전사로 취업한 손봉석(58)씨는 지체 3급 장애인이다. 손씨는 '장애인은 민첩성이 떨어져 운전이 서툴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하루 평균 8시간 택시 운행을 하고 있다.

손씨는 지난 3월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택시운전사 양성사업에 지원해 택시면허를 취득했다. 손씨는 "개인사업을 하다 부도가 난 뒤 9년 동안 실업자로 지냈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아직 서툴러 하루 15∼20명의 손님을 모시고 있지만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운수의 김강순(59·여) 대표이사는 오랜 기간 경영난을 겪다가 최근 안도감에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최근 장애인 택시운전사가 부족한 인력을 채워줘 미운행 차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택시구조를 장애인에 맞게 개조해야 해 추가 비용이 들고, 운행 중 차량고장이 발생하면 직원이 직접 현장으로 가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 정도 배려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 결과 안전운수 소속 운전사 72명 중 16명이 장애인이다.

김 대표는 "처음엔 사회공헌차원에서 시작했는데 함께 일해 보니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 장점이 많다"며 "택시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 부족인데, 이를 해결해주고 있어 장애인 택시운전사를 더 고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애인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운수업체의 경영난 해소를 돕는 경기도의 '장애인 택시운전사 양성사업'이 추진한 지 3개월 만에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도에 따르면 도는 1억원을 들여 지난 3월부터 도내 만 20세 이상, 운전경력 1년 이상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택시운전사 양성사업을 추진한 결과 23개 업체에 32명이 취업했다. 당초 목표였던 30명을 3개월여 만에 넘어선 것이다.

도는 사업 참여자에게 택시면허취득에 필요한 비용과 택시회사 면접 지원은 물론, 채용이 확정된 장애인에게 매월 37만5천원의 사납금 일부를 3개월 동안 지원한다. 도는 올해 책정된 1억원의 예산이 모두 소진됨에 따라 내년에는 예산과 지원 대상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