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C이후 군사건축물 중요유산
문화재청 잠정목록 대상 심의
통과땐 유네스코위원회서 검토
빨라야 2021년 등재 '가시화'

인천 강화도 해양관방(關防)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대상에 오를지 여부가 빠르면 이달 말 결정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께 강화내성과 외성, 문수산성(경기도 김포), 26개 돈대 등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 관련 문화재청 심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시는 올 초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의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강화도 방어의 요충지면서 병인양요·신미양요 때 격전지 중 하나인 경기도 김포 문수산성과 덕포진은 경기도 김포시 관할이기 때문에 애초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에서 빠져 있었지만, 인천시가 김포시와 협의해 이 두곳도 포함하기로 했다.

잠정목록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사전 절차로, 문화재청이 현장실사 등을 거쳐 문화재위원회를 통해 심의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잠정목록에 올라 있어야 한다.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의 잠정목록 등재가 문화재위원회를 통과하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검토해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한다.

문화재청은 매년 잠정목록에 있는 유산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유네스코에 신청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잠정목록에 등록된 문화유산은 서울 한양도성, 전남 순천 낙안읍성 등 15개다. 우리나라 우선 등재목록은 2020년까지 이미 결정돼 있기 때문에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이 잠정목록에 오르더라도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가시화하는 것은 빨라야 2021년이다.

강화 해양관방유적은 고려 때부터 조선 말까지 전시수도이기도 했고 왕의 피난처이기도 했던 강화도를 지키기 위한 방어시설이다.

또한 일부 시설은 현재까지도 원래의 목적대로 군사시설(해병대 초소)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세계열강과의 교류 및 접촉의 증거이고, 동아시아의 군사건축물이 17세기 이후 한국의 바다·섬·항구·산악지형 등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보여주는 유산이라는 게 학계의 평가다.

시 관계자는 "섬 전체를 요새화한 강화도 해양관방유적은 전 세계에서도 사례가 드물어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서 가치와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조만간 열릴 문화재청 심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