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따고 소를 기르며 구슬땀을 흘려왔던 그는 경기도 농축산 정책을 감시하는 도의원임과 동시에 한 사람의 농민이었다.
한이석(새·안성2) 도의원이 농정해양위원장에 내정됐을 때 이렇다 할 이견이 제기되지 않았던 것도 그 같은 이유일 터. 24일 만난 한 위원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시원한 사무실 책상이 아닌, 뜨거운 뙤약볕 아래 흙에서 모두 움을 틔운 것이었다.
한 위원장은 "정부도, 경기도도 농업에 대한 대책을 쏟아내지만 정작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인지는 의문"이라며 "트랙터만 해도 비싸면 1억원은 줘야 하는데 타산이 안 맞으니 농사를 지어야 하나 고민하는 소농(小農)들이 다수다. 농기계 임대 사업을 제대로 하든 가격을 절충해 주든 해야 땅이라도 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농민들이 줄어드니까 농업에 대한 투자도 줄어야 하지 않나 하는 얘기도 있는데, 그럴수록 집중적으로 투자해 떠나는 농촌이 아닌 찾아오는 농촌이 되게끔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도 농업 정책들 다수가 그에게서 비롯됐다. 과일을 따놓고도 해외까지 나를 돈이 없어 속수무책이던 과수농가에 물류비를 지원해 판로 개척을 도왔던 것은 그의 배농사 경험 때문에 가능했었다. 김영란법 시행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금액 문제로 공직자의 기강을 정할 수는 없는 부분인데, 5만원 이하로 무조건 한도를 정하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농축산·해양 정책의 점수를 10점 만점 중 '9점'으로 매긴 한 위원장은 "도가 '넥스트 농정'을 앞세우지만 자체 예산을 투입해 농가를 지원하는 부분은 많지 않다. 도 농민들의 자생력을 키울 사업들을 발굴하는 노력과 투자만 꾸준히 이뤄지면 만점"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한이석 농정해양위원장은
= 1969년생으로 한경대와 단국대 경영정책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경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한나라당 안성시 사무국장과 한국농업경영인 안성시연합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도의회엔 지난 2010년 입성했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한경대 총동문회 홍보이사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