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휴가 맞아 북새통
열람실 만석에 대기도 넘쳐
가방놓고 장시간 자리비워도
제재할 방법 없어… 갈등만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아 경기도내 공공 도서관과 대학도서관에서 각종 취업 스펙을 쌓으려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많은 이용객이 몰리면서 이용자들이 도서관 좌석을 두고 경쟁을 벌이거나 헛걸음을 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용인에 거주하는 백모(30)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께 수지 도서관을 찾았지만 앞서 도서관을 찾은 수많은 이용자 때문에 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도서관 내 열람실 530석은 모두 만석이었고, 좌석 대기번호도 150번이 넘어갔다.
하지만 열람실은 좌석에 가방이나 책만 덩그러니 있는 장시간 부재중 자리가 100석이 넘어 찾은 인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백씨는 도서관 직원에게 장시간 부재중인 자리는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딱히 제재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장시간 부재중인 자리가 많아지면서 도서관 이용자 사이에서 갈등도 벌어졌다. 김모(24)씨는 자료실의 책을 읽기위해 장시간 자리를 비운 책상의 가방을 치우고 책을 읽다가 1시간 뒤 가방의 주인이 돌아와서는 "왜 내 자리에 앉았냐"며 따져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아주대 중앙도서관에서도 이날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고 출입이 편한 1층 열람실 408석은 대부분 예약돼 있었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뒤늦게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은 가방만 있고 비어있는 자리를 뒤로한 채 다른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여름방학·휴가를 맞아 취업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20대와 수능을 앞둔 10대들이 몰리면서 장시간 부재중 좌석을 두고 이용자 간 갈등 역시 늘어나고 있다.
도서관은 특정 이용자의 사석화를 예방하기 위해 2시간 이상 자리를 비운 좌석을 치우거나 불시에 이용자를 호출한다는 방침이지만, 강제할 방안이 없어 마땅한 제안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방학기간에 도서관 이용자가 몰리면서 장시간 자리를 비운 자리를 두고 하루에도 수차례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난다"며 "장시간 비운 자리를 치우려고 해도 전자예약상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고, 역으로 항의가 들어오면 곤란해 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