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경선판도 계파 대리전 양상 부담
"선당후사 정신으로 백의종군 선택"
金, 당내 반발· 명분부족 판단 포기
후보 6명 압축… 컷오프 없이 경선
친·비박계간 눈치싸움 치열할 경우
'단일화 논의 이뤄질 가능성' 관측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됐던 홍문종(의정부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27일 나란히 경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경선 막판 최대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친박(박근혜)계 서청원(화성갑)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나란히 전대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자천타천으로 친박계 유력 주자로 꼽혔던 홍 의원은 이날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선 참패에 이은 공천개입 논란 등 친박계 책임론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경선 판도가 계파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 부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이번 전대를 통해 나름의 역할을 찾고자 했지만, 불출마 결단이야말로 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당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접고 선당후사의 충심으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어떤 사명감도 국민과 당원 동지의 준엄한 뜻보다 우선 할 수 없고, 그 어떤 이유로도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선 안 되기 때문에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전대가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흩어진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정권 재창출로 나아가는 견고한 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갑작스레 출마설이 불거졌던 김 전 지사도 불출마를 결정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사를 당에 전달했다. 당초 김 전 지사는 경선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마설이 불거진 이후 당내 친·비박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데다, 현 시점에서의 정치적 명분도 충분치 않다는 판단에서 결국 출마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이번 당대표 경선은 이주영·정병국(여주·양평)·주호영·한선교(용인병)·김용태·이정현 의원 등 6명의 후보로 압축, 컷오프 없이 경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사실상 제3의 인물이 새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없다는 점에서 이제 후보 간 단일화만이 경선 막바지 최대 변수로 남게 됐다.

현재까지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탐색전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향후 당권 차지를 위한 친·비박계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단일화 논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높다.

정병국 의원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해 본 적은 없다"면서도 "후보 간 추구하는 가치나 지향하는 점이 일치한다면, 힘을 합치는 부분에 관한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단일화의) 문을 닫진 않겠다"고 말해 추후 단일화 실현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정의종·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