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까지의 거리가 도시와 시골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평균 1㎞ 남짓이지만, 군 지역의 경우 평균 24㎞ 이상을 가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 이소영 부연구위원은 3일 '임신·출산을 위한 인프라의 분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만15~49세 가임기 여성과 해당 지역의 산부인과 인프라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조사됐다고 밝혔다.

각 지역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분만(제왕절개 포함) 의료기관까지의 직선거리는 시 지역이 4.8㎞였으며 군 지역은 24.1㎞였다. 군 지역 주민이 시 지역 주민보다 출산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5배나 더 긴 것이다.

광역지자체별로 살펴보면 분만 의료기관까지의 거리는 서울시가 1.1㎞였지만 광역시(세종시 포함) 내의 구 지역은 3.9㎞, 군 지역은 10.4㎞였다. 또 도(道)에 속한 시 지역은 8.3㎞, 군 지역은 24.2㎞였다. 서울시민에 비해 도내 군 지역 주민의 분만 의료기관까지의 거리가 22배나 더 멀었다.

산부인과가 개설된 의료기관(병의원, 종합병원) 역시 수도권과 광역시, 시 지역에 밀집된 경향이 있었다. 반면 산부인과 개설이 적은 지역에는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의료원, 보건진료소 등 보건기관이 많은 편이었다.

이 부연구위원은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위한 일반 의료서비스, 응급발생 의료서비스나 고위험 임신·출산에 대응하는 의료서비스 모두 지역별 격차 없이 골고루 분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과 출산 관련 의료서비스의 지역 간 형평성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관련 인프라와 인력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산부인과 병의원의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은 2009년 1.19%에서 2013년 2.17%로 증가하는 추세다. 산부인과 전문의 확보율은 2013년 6월 기준 73.6%로 100%에 크게 부족했으며 그나마 이 중 5.1%는 중도에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 출생아 1천명당 산부인과 전문의 수는 11.7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14명 적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고위험 신생아는 증가하는 추세였다. 통계청의 출생 통계에 따르면 조산아(임신 37주 미만 출생)의 비율은 2004년 3.8%에서 2014년 6.7%로 상승했으며 저체중아(출생 체중 2.5㎏ 미만)의 비율 역시 그사이 4.1%에서 5.7%로 높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