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은 북한의 지뢰도발 1주기를 하루 앞둔 3일 최전방 1사단의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현장을 공개했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과시함과 동시에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작전에 한 치의 오차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다.
1사단은 지난해 8월 4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DMZ 인근에서 북한군 동향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무인감시시스템인 과학화 경계장비를 여러 대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GOP(일반전초)와 GP(DMZ 내 소초)에서 근무하는 초병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지만, 잡목이 우거져 지형적으로 잘 식별되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24시간 들여다볼 수 있는 무인경계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지뢰도발 당시 북한군은 며칠 전에 MDL을 넘어와 우리 군 수색팀이 다니는 길목에 목함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현장에는 잡목이 무성해 북한군의 움직임은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 포착되지 않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적의 침투를 원활히 감시하도록 철책 인근의 수목을 제거하고 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해 감시율을 높였다"며 "1사단 장병들은 전방의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를 다지며, 오늘도 공세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군이 지뢰도발을 감행한 것은 DMZ에서 우리 군의 수색작전을 위축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지뢰도발 이후 우리 군은 과거보다 수색작전의 강도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지뢰도발을 계기로 DMZ 수색작전과 훈련을 한층 강화했다"며 "북한군도 상당히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사단 수색대대의 수색 7팀은 이날 북한의 지뢰도발 때 현장을 지휘했던 정교성(29) 중사의 인솔 아래 절제된 동작으로 북한군의 움직임이 있는지 주시하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선보였다.
이 팀은 지뢰도발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도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상황조치를 했고 목함지뢰를 밟아 다리를 심하게 다친 김정원 하사와 하재헌 하사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당시 통신관 임무를 수행했던 이형민 하사도 작전에 투입됐다. 지뢰도발 때 수색작전을 한 수색 7팀원들 가운데 부상자인 김 하사와 하 하사는 국방부 직할부대로 옮겼고 병사 2명은 전역했다. 정교성 중사와 이형민 하사만 팀에 남아 수색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 7팀 8명은 DMZ 남방한계선 부근에서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실전과 같은 작전 훈련을 했다. 훈련은 DMZ에서 북한군과 맞닥뜨린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선두에 선 수색조장 조한결 하사가 적을 발견하자 곧바로 팀 전체에 상황이 전파됐고 신속하게 몸을 숨겼다. 이어 팀장인 정교성 중사가 상황을 파악하고 팀원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정 중사의 지시에 따라 지휘조가 엄호사격으로 적을 고립시킨 가운데 수색조가 우회기동을 했다.
이어 수색조가 엄호사격을 하고 지휘조가 기동하는 방식으로 작전이 펼쳐졌다. 가상의 적에게 접근한 수색조와 지휘조는 일제히 제압 사격을 가함으로써 적을 격멸했다.
정 중사는 "평소 팀원들에게 팀원 스스로 팀장이라고 가정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팀원 개개인이 팀장과 같은 몰입도를 가질 때라야 전투력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중사의 수색 7팀은 매일 이런 훈련을 반복해 조건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정 중사는 동료와 후배로부터 가장 원칙적이고 혹독한 조련자로 정평이 나 있다"면서 "지난해 목함지뢰가 폭발한 긴박한 상황에서도 팀원들이 군인정신과 전우애를 발휘해 신속하게 부상 전우를 안전하게 후송한 것도 정 중사가 평소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중사는 "작년 8월 4일은 제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다"며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도발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처절하게 응징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