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많은 피서객
물보다 많은 피서객입추인 7일 오후 용인의 한 워터파크를 찾은 많은 피서객들이 폭염 속에 더위를 식히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경기·인천 환자 2~3배 늘어
충혈·이물감… 2주간 전염
비비거나 렌즈 착용 '금물'

최근 친구들과 함께 경기도 용인에 있는 워터파크를 다녀온 최원경(29·여)씨는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려 고생했다. 눈과 눈꺼풀이 붓고, 붉게 충혈돼 아픈 데다 시야도 흐려지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귀밑에 위치한 림프샘까지 붓고, 눈곱이나 고름과 같은 분비물과 함께 통증이 생기기도 했다. 최씨는 "워터파크에 다녀온 뒤부터 눈이 무겁고,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고 말했다.

최 씨처럼 불볕더위를 피해 워터파크 등 수영장을 찾았다가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리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7일 인천과 경기도내 안과 병원에 따르면 바이러스성 유행성 각결막염 등 눈병환자가 평소보다 2~3배가량 늘었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한 안과는 최근 들어 하루 평균 30~40명의 눈병 환자가 치료받고 있고, 연수구의 한 안과도 하루 평균 10~20명의 눈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평상시 10여 명의 눈병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 비하면 눈병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수원 영통구에 있는 대형 안과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워터파크나 수영장 등 물놀이를 다녀온 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충혈·이물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전염력은 보통 발병 후 2주간 계속된다. 여름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인 워터파크는 고온 다습한 환경인 데다 눈병에 걸린 사람의 분비물이 수영장 물을 오염시키는 경우가 많아 여러 사람에게 전염되기 쉽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물놀이를 즐긴다면 렌즈와 눈 사이에 순환되지 않고 정체된 눈물 때문에 더 쉽게 전염되고, 산소 공급이 덜 되면서 염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지미정 교수(안과)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보통 양쪽 눈에 함께 발생하지만, 한쪽에서 먼저 시작돼 며칠 후 다른 쪽 눈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아 손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