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휴가 중인데도 개인 일정을 마다하고 무더위에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는 노인들을 위로하는 등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0일 오전 11시 30분께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서 혼자 사는 김모(84)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인천지역 낮 최고기온이 섭씨 32℃를 넘기는 '찜통더위'가 1주일째 계속되자, 체력이 떨어지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홀몸노인의 안전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부터 11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이다.
유 시장은 한국중부발전 인천화력본부에서 인천시에 기탁한 선풍기 230대 중 1대를 김 할머니에게 전달하고, 건강상태에 대해 물었다. 이어 김 할머니와 함께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인근 백운경로당을 방문해 냉방기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노인들에게 점심 배식을 해줬다.
이 자리에서 유정복 시장은 관계 공무원들에게 "최근 무더위가 극심한 만큼 어르신들의 피해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유정복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을 찾아 휴가철 안전관리 실태 등도 점검했다.
유 시장이 여름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현장방문에 나선 것은 최근 폭염에 따른 안전사고가 우려돼 한시라도 자리를 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 시장은 지난 1일에도 휴가를 냈지만, 지난달 30일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일부터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인천시청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옹진군 장봉도 옹암해수욕장에서 가족과 함께 1박 2일 휴가를 보냈다.
박현수 인천시 대변인은 "최근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굳이 휴가를 낸 것은 시장이 휴가를 쓰지 않으면 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휴가를 떠나지 못할 것을 염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