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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이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강신명 경찰청장이 재직 2년 동안 가장 아찔했던 순간으로 작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꼽았다.

강 청장은 16일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한 간담회에서 "그날 아침에 행사가 있어 관사에서 나가려고 신발을 신는데 연락이 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강 청장은 "처음에는 리퍼트 대사의 상태가 궁금했고,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두 번째로 든 생각이 '내가 잘리는 것 아닌가'였다"며 "사람이 다 그렇더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경찰법상 이달 22일 자정이 되면 2년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그는 교통 사망사고가 통계 작성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5천명 아래로 줄어든 점, 작년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 이후 단 한 차례도 살수차가 사용되지 않고 별다른 폭력시위도 없었던 점 등을 재임 기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집회·시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평화가 아닌 준법이 화두가 되길 바란다"며 "평화적이라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로를 점거하거나 지나친 소음을 내는 행위가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아쉬웠던 부분으로 근무 강도와 상관없이 모든 경찰관 처우가 동일한 여건을 바꾸지 못한 점, 경찰이 다른 공안직 공무원보다 낮은 수준의 보수를 받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강 청장은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상당 기간은 새로운 공부를 좀 하면서 자신을 리모델링하는 시간을 갖고, 이후에 혹시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진출을 묻는 말에는 "경찰 총수가 선출직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모든 것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어느 정도 길을 열어놓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