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의회의 파행 운영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의장자리를 두고 벌이는 싸움 때문이다. 이 정도면 추태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긴 경기도뿐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기초의회의장단 구성을 두고 웃지 못할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경남 의령군의회에서 의장자리를 놓고 의원들이 '피의 각서'를 썼다 해서 파문이 인 것도 그런 경우다. 이러다 보니 또다시 '기초의회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의령군 정도는 아니지만 의정부시의회도 만만치 않다. 의정부시의회는 지난 2014년 7대 시의회가 구성될 당시 다수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이 의장을 맡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그런데 지난 5월 더민주 소속 의원이 구속돼 여야가 6대6 동수가 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 등 시의회 본연의 업무까지 차질이 빚어졌다. 당장 의정부지역 내에선 세비를 반납하라는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초의원들이 의장자리를 서로 탐내는 것은 단체장과 맞먹는 의전을 받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월 200만~300만원의 판공비도 받는다. 또 관용차에 사무실까지 제공되니 같은 기초의원이라도 격이 다르다. 의장은 자천타천 단체장이나 국회의원 하마평에도 오른다. 잘만하면 금배지도 달 수 있는 자리가 기초의회 의장이다. 이러다 보니 서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본분을 망각하고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기초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주민 대표기구로서 나름대로 막중한 책무가 있다. '자치와 분권의 상징'으로 불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기초의원 자질 논란은 1991년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던 그때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2014년 대통령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서울과 6개 광역시내의 기초의회를 없애는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한 것도, 2012년 대선에서 여야 후보 모두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기초의회가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2천898명의 기초의원들은 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기초의회 존재의 이유를 잊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잡음이 끊이질 않을 경우 '기초의회 폐지' 운동이 일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밥그릇 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는 기초의회
입력 2016-08-16 23:23
수정 2016-08-1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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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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