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선수 땀의 대가로 '참가'라는 값진 가치 얻어
꿈만 꾸기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게 더 중요
컴퓨터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어려서부터 'IT업계의 거장이 되겠다'는 꿈을 꾼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요커'에서 기자를 지낸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성공을 '기회'와 '연습'으로 해석했다.
1968년 미국 시애틀시 사립학교 8학년에 다니던 빌 게이츠에게 '놀라운 일(기회)'이 벌어졌다. 대학에서조차 컴퓨터 클럽이 드문 시절 학교 어머니회에서 3천 달러를 투자해 설치한 컴퓨터 터미널을 접할 수 있었다. 당시 빌 게이츠가 접한 컴퓨터는 시애틀 시내에 있는 메인컴퓨터와 직접 연결된 최첨단 장비였다.
말콤 글래드웰이 눈여겨본 대목은 '행운'과 '연습'이었다. 학교어머니회는 비싼 컴퓨터 터미널 사용료를 낼 만큼 부유했고, 사용료가 부담스러워질 때쯤 학부모 중 한 명이 설립한 회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확인해주면서 주말 내내 컴퓨터와 살았다. 집 근처 워싱턴대학에서 새벽 3시에서 6시까지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었다. 글래드웰은 "이 모든 행운에 공통되는 요소는 그 모든 기회를 통해 빌 게이츠가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얻었다는 점"이라며 "그가 자신의 소프트회사를 차리기 위해 하버드를 중퇴한 대학교 2학년까지 7년간 쉼 없이 프로그래밍한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의 남쪽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실리콘밸리의 중심)에서 자랐다. 잡스의 이웃은 세계적인 컴퓨터 부품회사인 휴렛팩커드(HP) 엔지니어들이었고 10대 시절부터 함께 토론하면서 엄청난 정보를 흡수했다. HP의 조립라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컴퓨터 만드는 일에 매혹됐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연구하기 시작해 엄청난 가치의 '사과'를 수확할 수 있었다.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심 있는 일에 열의를 갖고 끊임없이 노력한 자가 더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는 얘기다.
변호사이자 자기계발 강사인 토마스 슈웨이크(Thomas Schweich)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100인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를 한 결과 95%가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5%만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좋아하는 일을 붙잡고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천재 화가로 불리는 피카소도 시간만 나면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아가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는 지독한 노력파였다. 프로 골퍼인 아놀드 파마는 "우연한 기회도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할 때 더 자주 찾아온다"고 했다. 이창호 9단도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고 했다.
올림픽 메달은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에 대한 칭찬과 존경의 표시다. 상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더라도 중요하지 않다. '올림픽 참가'라는 꿈을 이룬 선수들의 노력과 땀은 그 어느 금메달보다 더 무겁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 손만 대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쉽고 좋아 보이는 일도 시간을 들이고 땀 흘려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가 점점 늘고 있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로 꿈꾸기만을 강조하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부터 알려줘야 한다. 꿈만 꾸려면 잠만 자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나아지길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이진호 인천본사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