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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된 15일 광복절을 맞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14일 밤부터 15일 아침까지 부산의 최저기온이 섭씨 29도를 기록해 기상관측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4일 부산의 낮 최고 기온은 37.3도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여름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사흘 앞둔 20일 전국의 주요 해수욕장과 워터파크, 계곡 등은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절기상 가을의 문턱을 넘어선 지 이미 열흘 이상 지났지만, 동해안 일부를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막바지 피서 행렬이 이어지면서 영동고속도로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7번 국도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로는 온종일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 "여름엔 역시 물놀이장"…해수욕장·워터파크마다 인파 몰려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6만5천여 명이 몰려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제18회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열린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바다 사이로 난 'S'자 모양의 길을 걷는 색다른 체험을 만끽했다. 관광객들은 바닷길이 열리며 드러난 갯벌에서 조개를 잡거나,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등 축제 프로그램을 즐겼다.

부산지역도 이날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르며 찜통더위가 계속되자 해변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 송도 해수욕장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수욕으로 더위를 쫓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온종일 이어졌다.

모두 16개의 해수욕장이 있는 경남 거제시의 경우 학동 흑진주몽돌 해변과 구조라 해수욕장 등에 친구와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몰려 폭염 속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광주·전남은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면서 완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영광 가마미해수욕장, 여수 만성리해수욕장 등 주요 해수욕장에 수천 명씩 몰려 더위를 식혔다.

강원도 내 해수욕장에도 막바지 피서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붐볐다.

강릉 경포, 동해 망상, 양양 낙산, 속초 등 도내 92개 해수욕장에는 많은 피서객이 몰려 푸른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추억을 만들었다.

전북 군산 선유도, 고창 고사포 해수욕장 등에도 수백 명이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무더위를 식혔다.

강원도 홍천 오션월드 등 전국 대형 워터파크에도 인파가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이었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는 7천여 명이 입장해 래프팅 놀이시설 후룸라이드 등을 즐기며 더위를 식혔다. 에버랜드 워터파크 캐리비안베이에는 1만2천여 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천년고도' 경주에도 블루원 워터파크, 캘리포니아 비치 등 대형 워터파크에 이른 아침부터 피서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 산·계곡에도 피서 인파 '빼곡'

이날 오전에만 국립공원 설악산에 5천600명, 치악산에 4천700여 명이 찾는 등 전국 유명 산과 국립공원, 계곡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강원도 홍천강과 춘천 집다리골 등 계곡도 밀려드는 피서 인파로 온종일 북적였다.

전북 정읍 내장산, 완주 대둔산, 무주 덕유산, 김제 모악산에는 무더위에도 산을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남원 지리산 뱀사골, 무주 구천동 계곡에도 어린이들이 몰려 물장구를 치며 더위를 이겼다.

지리산과 가야산 등 경남 도내 국립공원에도 수천 명의 행락객이 몰려 여름 산의 정취를 느꼈다.

경기도 수원 광교산, 양평 용문산 등에도 여름 산행과 산림욕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몰렸다.

수은주가 35도를 넘나든 충북에서는 산과 계곡마다 가마솥더위를 피하려는 인파로 북적거렸다.

국립공원 속리산에는 이날 오전까지 4천400여 명의 탐방객이 찾았고 인근 화양계곡과 법주사 인근 계곡에도 인파가 몰렸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여름 산행을 즐기려는 행락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도 오전 중 1천여 명이 입장, 대청호변에 조성된 역대 대통령 이름이 붙은 산책로를 걸으며 시원한 강바람을 즐겼다.

국립공원 계룡산 동학사와 갑사에는 2천700여 명이 찾아 계곡에 발을 담그고 백숙을 먹으며 더위를 식혔다. 대둔산 수락계곡과 보문산·계족산 등에도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 도심 도로 한산…백화점 영화관 등 '에어컨 피서지' 인기

폭염이 계속되면서 도심 도로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백화점과 영화관 등 '도심 피서지'는 알뜰 피서객들로 붐벼 대조를 이뤘다.

한낮 부산 서면과 남포동 도심 거리는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백화점이나 영화관에는 '에어컨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청주 시내 곳곳의 영화관은 일찌감치 표를 예매하지 않으면 관람할 수 없을 정도로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반면 청주시 인근 동물원은 입장객 수가 정오까지 60여 명에 그치는 등 한산했다.

대전 시내 백화점과 멀티플렉스 영화관, 대형마트 등에도 에어컨 피서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해 대통령 휴가지로 명성을 얻으며 울산의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태화강 생태공원 내 십리대숲과 대왕암공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길이가 10리(약 3.9㎞)에 달해 이름을 얻은 십리대숲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원한 그늘이 진 대숲 사이를 걸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숲과 연결된 250m 길이의 덩굴 식물 터널에는 관상용 호박, 조롱박, 수세미, 여주 등 11가지 덩굴 식물이 심어져 나들이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해돋이 명소인 간절곶 해안에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증강현실(AR) 기반 게임 '포켓몬 고'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간절곶이 해안이어서 사람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게임을 즐기는 등 더위를 식혔다.

간절곶은 강원도 속초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지난달 22일부터 포켓몬 고가 실행된 뒤 하루 평균 1만여 명이 찾고 있다.

한편 막바지 피서 인파가 몰리면서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하루 전국 고속도로 이용 차량 수가 약 457만대로 광복절 연휴였던 지난 주말보다는 줄겠지만, 혼잡 시간대에는 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욱 장영은 전승현 이덕기 최영수 심규석 이상학 박주영 차근호 최종호 최평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