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원액으로 남편 살해?

남양주의 자신의 집에서 숨진 50대 남성의 몸에서 치사량의 니코틴이 검출돼 경찰이 부인 등을 구속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숨진 남성의 부인이 최근에야 혼인신고를 했고, 부인과 내연 관계인 남성이 인터넷을 통해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해 이들의 공모 살인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21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남양주 시내 자신의 집에서 A(5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고, 사체에서도 외관상 특별한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이 검찰 지휘를 받아 A씨를 부검한 결과 그의 몸에서 치사량에 해당하는 많은 니코틴이 검출됐다.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A씨에게서 다량의 니코틴이 검출되자 경찰은 타살을 의심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겨우 두 달 전에 B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며, 함께 산지도 얼마 안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숨진 B씨와 내연관계인 또다른 남성 C씨의 계좌에 A씨의 계좌에서 돈이 입금된 사실도 밝혀냈다. 또한 C씨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미국에서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했다. B씨는 A씨가 숨진 후 보험금도 받고 집도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에 따라 B씨와 C씨가 공모해 A씨에게 다량의 니코틴을 투여해 사망케 했을 것으로 보고 두 사람을 검거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받았다.

하지만 그러나 B씨와 C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코틴 원액을 구매한 것과 관련해서 C씨는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이용하고자 액상 니코틴을 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이용한 살인으로 밝혀질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니코틴 원액 살인'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고농도 액상 니코틴은 '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질에 해당해 허가를 받아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으나, 최근들어 전자담배 이용 인구가 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에서 구매해 들여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