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전용역 결과 발표하자 '원천봉쇄전' 펼쳐
정부, 사드해법 찾는 첫 시험무대로 올인 하길…
국가 안보상 '최후의 보루'라고 결론 내린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의 치졸한 보복 대응에도 흔들림 없이 강한 어조로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 중국의 압박은 치졸하다 못해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한류 열풍을 차단하겠다며 연예인 방송 출연 강제 중도하차, 중국 단체 여행객 한국행 취소, 한국산 수출품 트집잡기식 세관 보이콧 등 대륙 기질의 대국을 자처해온 중국이 일국의 대통령까지 폄하하는 기괴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G2 위치까지 올라온 중국이지만 이런 식의 저급한 외교적 대응은 머지않아 스스로 국격을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내부사정도 혼란 속에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드 후보지로 발표된 경북 성주 성산포대 군부대가 지역 주민들의 극렬 반대에 부딪히면서 성산포대에서 17㎞ 떨어진 성주 북쪽 김천시 경계지역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제3후보지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대통령까지 나서 후보지 이전 검토를 운운한 것 자체가 사태를 더 꼬이게 했다. 이번에는 제3후보지 이전지가 흘러나오자마자 김천시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성주 주민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반대저지투쟁위까지 구성하며 저지대열에 가세했다. 고려시대 거란족을 상대로 벌인 외교담판에서 강동 6주를 획득한 서희 같은 외교 책사가 외교적 난제가 산적한 지금 이 시대에는 왜 없는 것인가 하는 탄식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에서도 사드 정국과 맞물려 갈등 정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안 문제가 수원 군 공항 이전 프로젝트다. 수원 군 공항은 대한민국 최전방 공군 전투비행장으로 유사시 영공권을 선 제압하고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요새 중 요새다. 그만큼 군 공항 이전문제는 단순한 지리적 이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원 군 공항 주변은 이미 각종 개발압력에 밀려 불과 반경 20㎞ 남짓 거리내 동탄신도시와 광교·병점·호매실 신도시 등 대형 택지지구가 즐비하게 들어차 있다. 도심 복판에 최전방 전투비행장이 있는 꼴이니 유사시를 대비하더라도 대형 인명 살상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더욱 이전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수원 군 공항 이전을 공식 약속했고, 이전 후보지를 빠른 시일 내 발표해서 결정하겠다는 원칙만 고수할 뿐, 진정성 있는 추진 의지를 아직까지 내보이지 않고 있다.
수원시와 수원 군 공항이전추진 민간협의체 등은 국방부의 조속한 이전 후보지 발표와 추진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수차례 제기한 상태다. 이런 사정에도 화성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국방부가 아무런 공식 발표도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화성시로의 이전을 기정 사실화하고 사전용역까지 감행하며 그 결과를 발표해 원천봉쇄하겠다는 초스피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을 자치단체에서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신명나는 기업 해보겠다는 업체들이 줄지어 몰려올 것이다.
수원 군 공항 때문에 건축물 제한이나 각종 재산권 등을 제약받는 주민들은 수원시민 못지않게 화성시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화성시장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고도의 또 다른 계산속에 이런 사전용역 전을 펼치는지는 모르겠지만 60만 시민이 선택한 화성시장은 주민들의 민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중립의 가치관을 가져야 옳다. 수원 군 공항 이전문제가 수원시와 화성시간 지역갈등으로 비화할 일도 비화돼서도 안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수원 군 공항 이전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듯이 정부와 국방부는 사드 해법을 찾는 첫 시험 무대로 수원 군 공항 이전문제에 올인 하길 바란다.
/김성규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