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일부 '성장관리권역' 조정 건의에 국토부 묵묵부답
주민 "낙후지 불구 과밀억제권 환원 역차별에 소외감"

정부가 인천 영종도를 공항철도 수도권 통합환승요금 구간에서 제외하는 등 교통 분야에서 영종도를 수도권으로 취급하지 않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반면 경제자유구역 해제 등으로 낙후된 영종지역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 개발을 막는 등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 영종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환원된 영종도 일부 지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줄기차게 건의해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아직 묵묵부답이라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해당 지역은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축소 방침에 따라 2011년 해제된 영종 미개발지와 인천국제공항 부지 등 39.92㎢, 대형 개발계획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8월 해제된 용유·무의지역 등 36.7㎢다. 이달 초에도 영종도 내 2개 사업지구(22만9천789㎡)가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이들 지역은 수정법상 성장관리권역으로 구분한 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되자 과밀억제권역으로 환원됐다. 과밀억제권역은 인구와 산업이 지나치게 집중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이다. 각종 개발이 적정하게 관리되는 성장관리권역보다 개발 규제 강도가 더 세다.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해제 지역 주민과 토지 소유주들은 경제자유구역으로 인해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다가 또다시 수도권 규제에 발이 묶이면서 재산 피해가 심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지역은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인 1998년부터 성장관리권역으로 구분돼 있었기 때문에 과밀억제권역 환원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해제 지역은 수정법상 과밀억제권역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낙후된 지역"이라며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영종도 주민 문모(43)씨는 "정부가 영종도 사람들이 공항철도를 이용할 때는 수도권 주민으로 여기지 않고, 낙후된 지역을 살리는 개발을 하고자 하면 영종이 수도권이라며 막고 있다"면서 "영종도가 인천공항이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라지만, 정부의 이중 잣대로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크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