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신규 분양 등 주택 공급량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최근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주택공급에 손을 대지 않고 대출을 조이는 것만으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부터 전국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아파트 집단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올해 6월 말 현재 가계부채는 1천257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54조2천억원 증가한 사상 최고치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집단대출로 가계부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파트 공급 물량은 51만6천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상반기 20만6천가구 등 연간 45만 가구 정도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돼 집단대출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정부는 주택 공급 조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우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올해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지난해의 58%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지자체가 과도하게 인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관리하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기존에는 주택금융공사와 HUG의 중도금 보증을 현 1인당 4건에서 2건으로 제한한다.
다만, 이번 대책에 관심이 높았던 분양권 전매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집단대출의 출발점이 되는 분양보증 심사를 엄격히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크게 위축시키지는 않는 방향으로 규제가 유연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