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만 / 유창근 사장 자리 옮겨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현장경영과 선박,화물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유 사장이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사장취임 1년10개월만에 국내 1위선사 대표이사로 자리 옮겨
재임기간 미주·이란항로 유치… 추가 개설 직간접 도움줄 듯
3년임기 안채운 첫사장 비판도 "후임사장 선임 2~3개월 소요"

유창근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이 최대 경영 위기에 직면한 현대상선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IPA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10개월여 만이다.

현대상선 부회장 출신인 유 사장은 재임 기간 중 인천항의 바람이었던 미주항로를 인천신항 개장 직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올해엔 이란 항로를 끌어오는 등 인천항의 항로 다양화와 관련해 성과를 나타냈다.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등으로 국내 1위 선사의 지위를 갖게 된 현대상선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인천항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유 사장이 정해진 3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자리를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유창근 사장 성과와 향후 과제

유 사장은 지난 2014년 10월 말 IPA 사장으로 취임했다. 유 사장은 인천항 발전을 위한 신규 항로 유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마케팅 활동에 힘을 쏟았다.

현대상선에서의 경험을 살려 글로벌 선사 등을 직접 만나며 인천항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또한, 인천항의 향후 10년의 비전으로 '글로벌 물류·관광의 플랫폼'(Platform of Global logistics & Tourism)을 제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2015년 6월 개장한 인천신항의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과 올해 3월 개장한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의 활성화를 위해 부두운영 지원, 신규항로 유치 등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15년 인천항의 바람이었던 미주항로 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미주항로는 인천항 최초로 8천 TEU 급 선박이 이달 중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또한, 이란 경제 제재 해제로 10여 년 만에 이란 항로를 유치하기도 했다.

신규항로 유치 등에 힘입어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인천항의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260만 TEU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지난해 237만TEU보다 8%이상 늘어난 것으로 부산, 여수·광양항보다 증가폭이 크다.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현대상선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인천항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 사장이 현대상선 CEO가 되면 기항지 결정 등과 관련해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인천항의 신규항로 개설 등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반면 IPA 설립 이후 최초로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 본인에게는 현대상선의 구원투수로 가는 것이 좋은 일이겠지만, 인천항 입장에서는 IPA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떠났다는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된 것"이라며 "유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인천항의 위상이 현대상선보다 작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공항만 / 유창근 사장 현대상선으로 자리 옮겨
인천항만공사 유창근 사장은 재임 기간동안 인천항의 신규 항로 유치 등을 위해 힘썼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국적선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인천항 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IPA 차기 사장에 관심

유창근 사장은 IPA의 4번째 사장이자, 민간 출신 첫 사장이다. 유 사장이 자리를 옮기게 됨에 따라 차기 사장으로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시 해양수산부 출신이 사장으로 올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IPA는 초대 사장인 서정호 사장부터 김종태·김춘선 사장까지 해양수산부 출신이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해피아'논란이 불거졌고,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이 산하 공기업 사장으로 가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민간 출신인 유창근 사장의 IPA 사장 선임도 이러한 여론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첫 민간 출신인 유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자, 과거처럼 해수부 출신 인사가 다시 사장으로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부산항만공사에는 해수부 출신인 우예종 사장이 취임하기도 했다.

유 사장의 후임 사장 선임 때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IPA는 유 사장의 사직서가 수리되는 대로 후임 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선임 공모 발표, 서류·면접 심사 등을 거쳐 최종 결정까지는 적어도 두달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이 IPA의 설명이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