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로 석 달 만에 1억을 모으겠다는 헛되지만 '야무진' 꿈을 꾸던 50대 털이범이 또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빈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친 혐의(야간주거침입절도)로 최모(50)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께 강남구의 한 건물 3층 집에 도시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베란다로 침입, 현금과 보석 등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씨는 자신이 범행에 사용한 렌터카 동선 등을 추적하며 뒤쫓던 경찰에 범행 만 이틀도 안 된 같은 달 31일 오후 7시 30분께 검거됐다.

붙잡힐 당시 최씨는 훔친 물건을 자신의 차 안에서 누군가에게 막 팔아넘기려던 참이었다.

작은 체구의 최씨는 빈집에 드나들 때 사용하는 로프들뿐 아니라 순금 감별기, 다이아몬드 감별기까지 갖추고 다녔다.

최씨는 평소 일기를 자주 써왔는데, 경찰이 압수한 그의 일기장에는 6월부터 8월 말까지 석 달 동안 1억을 모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검거된 최씨의 계좌에는 약 1천만원 밖에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돈이 범행 수익금이라고 보고 있다.

최씨는 도둑질을 함께하던 동료들이 모두 붙잡혀 교도소·구치소에 들어가거나 수배 생활을 하느라 제대로 범행을 하지 못해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최씨는 다른 동료 4명과 함께 '5인조'로 전국을 돌며 도둑질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동료들은 올해 4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벌였던 범행을 전후해 모두 붙잡혔고 용케 홀로 남은 최씨는 수배 중에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대부분 절도 관련인 전과 17범으로, 역시 절도죄로 수감됐다가 작년 12월 출소한 후 9개월 만에 또다시 구속됐다.

최씨는 이전에도 도둑질하다 빈번히 수용시설을 들락거렸고, 심지어 출소한 지 49일 만에 또다시 수감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을 더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여죄를 캐고 있으며, 그가 훔친 물건을 사들인 장물 업자들도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