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금융기관 등 경제계는 김영란법의 범위가 넓어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내부 단속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 임원들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 28일 이후 골프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비해 3만원 이하 맛집 리스트 업을 통해 임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31일 김영란법 설명회를 갖는 등 상황에 미리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읽혀졌다.
꼭 필요한 미팅 외에는 대외적인 접촉을 자제하도록 계열사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LG그룹은 법무팀이 세미나 형식의 설명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지역상공회의소들은 현실적으로 법률 자문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관련 설명회를 별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도 김영란법으로 인해 자칫 법을 어겨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법 설명회를 갖거나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난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여의도 본사로 초빙해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서는 김영란법 내용 설명과 상황에 따른 위법 사례 등이 발표되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등은 준법감시팀에서 사례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부 회람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한 김영란법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한편, 사안별로 위법 사항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내부 회람에 나서고 있다. 특히 농협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회원조합들이 보유하고 있는 골프회원권에 대한 사용 자제와 수요 감소에 따른 회원권 정리 문제도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영업실적과 연관되는 시승차 운영 방식 변경을 검토 중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코리아, 포드는 당분간 홍보용 시승차 운영을 중단했고 도요타, 혼다 등도 이와 관련해 내부 논의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 등은 글로벌 미디어 행사 출장을 잠정 취소하는 등 경제 각계에서 김영란법에 대응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