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에서 9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미국 정부는 전례 없는 고강도 대북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이미 대북제재법과 다양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언제든 추가 대북제재에 돌입할 수 있는 충분한 법적 기반을 갖춰 놓은 상태로, 앞으로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단계적 제재 강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정부는 양자제재에 앞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다자 제재를 통한 1차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먼저 미국은 세계 각지의 동맹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지난 1월 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도입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비롯한 기존의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함과 동시에 추가 핵실험 시 자동으로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이른바 '트리거'(trigger) 조항을 근거로 제재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북한 단일 무역 품목으로는 최대 규모이자 대중 무역의 핵심 품목인 북한산 석탄 거래 금지를 '민생 목적'으로까지 확대하거나 또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광물 전체에 대한 거래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과 더불어 중국에 대북 석유수출의 금지를 재차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현재 원유 수입을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만약 중국이 대북석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안 그래도 취약한 북한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이후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독자제재 방안과 관련한 추가제재 카드는 이미 거의 공개 된 상태다. 이들 조치를 언제,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는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 미 정부는 지난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첫 대북제재법(H.R.757)을 전격적으로 발효시킨 뒤 4개월 후인 지난 6월 이 법에 근거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한데 이어 7월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인권제재 조치를 취했다.
특히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 조치에는 중국을 비롯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은행에 대해서도 미국이 거래중단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세건더리 보이콧' 조항도 포함돼 있다.
미 재무부는 정밀 조사를 통해 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의 실명 또는 차명 계좌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중단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미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제재대상과 더불어 자산동결 폭을 대거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는 이와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되는 북한 국외 노동자의 임금줄을 차단하는 동시에 인권 측면에서 이들의 '강제노동' 이슈화할 수 있도록 '북한인권증진전략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는 등 모든 행정적 절차도 마쳤다.
한류 드라마와 미국 영화 등 외부 정보를 북한에 최대한 유통시켜 밑바닥으로부터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정보유입 방안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제재, 인권, 정보 등 3각 제재의 틀을 갖춰 놓은 셈이다.
이와 더불어 미 정부는 앞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 문제도 이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은 현재 북한의 핵과 도발은 스스로 고립만 더욱 자초할 뿐이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날 아시아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들과 만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점점 증가하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로부터 우리 자신이나 동맹들을 방어할 수 없도록 그렇게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등 강경 대북 기조를 재천명한 뒤 중국에 대해서도 "평양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효과적으로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간의 아시아순방을 마치고 9일 낮(미국 동부시간) 귀국하며 귀국과 동시에 안보팀으로부터 상세한 북한 핵실험 동향을 보고받은 뒤 향후 대응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귀국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라오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15분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긴급통화를 하고 북한 핵실험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행정부와 별개로 미 의회 차원의 대북압박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사드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앞서 지난 6월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으나,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이란과 수단, 시리아 등 3개국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번 핵실험 강행으로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북핵 문제 해결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적과의 악수'를 천명한 3개국 중 유일하게 북한만 미해결 과제로 남겨두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전부터 이란, 쿠바, 북한을 거론하면서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현재 쿠바와는 반세기 만에 관계를 복원했고 이란과도 역사적인 핵 합의를 계기로 관계 정상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이미 대북제재법과 다양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언제든 추가 대북제재에 돌입할 수 있는 충분한 법적 기반을 갖춰 놓은 상태로, 앞으로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단계적 제재 강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정부는 양자제재에 앞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다자 제재를 통한 1차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먼저 미국은 세계 각지의 동맹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지난 1월 초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도입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비롯한 기존의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함과 동시에 추가 핵실험 시 자동으로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이른바 '트리거'(trigger) 조항을 근거로 제재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북한 단일 무역 품목으로는 최대 규모이자 대중 무역의 핵심 품목인 북한산 석탄 거래 금지를 '민생 목적'으로까지 확대하거나 또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광물 전체에 대한 거래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과 더불어 중국에 대북 석유수출의 금지를 재차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현재 원유 수입을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만약 중국이 대북석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안 그래도 취약한 북한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이후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독자제재 방안과 관련한 추가제재 카드는 이미 거의 공개 된 상태다. 이들 조치를 언제,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는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 미 정부는 지난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첫 대북제재법(H.R.757)을 전격적으로 발효시킨 뒤 4개월 후인 지난 6월 이 법에 근거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으로 지정한데 이어 7월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인권제재 조치를 취했다.
특히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 조치에는 중국을 비롯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은행에 대해서도 미국이 거래중단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상의 '세건더리 보이콧' 조항도 포함돼 있다.
미 재무부는 정밀 조사를 통해 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의 실명 또는 차명 계좌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중단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미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제재대상과 더불어 자산동결 폭을 대거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는 이와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되는 북한 국외 노동자의 임금줄을 차단하는 동시에 인권 측면에서 이들의 '강제노동' 이슈화할 수 있도록 '북한인권증진전략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하는 등 모든 행정적 절차도 마쳤다.
한류 드라마와 미국 영화 등 외부 정보를 북한에 최대한 유통시켜 밑바닥으로부터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정보유입 방안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제재, 인권, 정보 등 3각 제재의 틀을 갖춰 놓은 셈이다.
이와 더불어 미 정부는 앞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 문제도 이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은 현재 북한의 핵과 도발은 스스로 고립만 더욱 자초할 뿐이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날 아시아 마지막 순방국인 라오스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들과 만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점점 증가하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로부터 우리 자신이나 동맹들을 방어할 수 없도록 그렇게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등 강경 대북 기조를 재천명한 뒤 중국에 대해서도 "평양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효과적으로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간의 아시아순방을 마치고 9일 낮(미국 동부시간) 귀국하며 귀국과 동시에 안보팀으로부터 상세한 북한 핵실험 동향을 보고받은 뒤 향후 대응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귀국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라오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15분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긴급통화를 하고 북한 핵실험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행정부와 별개로 미 의회 차원의 대북압박 목소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사드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앞서 지난 6월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으나,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이란과 수단, 시리아 등 3개국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번 핵실험 강행으로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 북핵 문제 해결은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적과의 악수'를 천명한 3개국 중 유일하게 북한만 미해결 과제로 남겨두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이전부터 이란, 쿠바, 북한을 거론하면서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현재 쿠바와는 반세기 만에 관계를 복원했고 이란과도 역사적인 핵 합의를 계기로 관계 정상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