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식
경기남부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김포소방서 합동 화재감식팀원이 11일 오전 김포시 장기동 주상복합건물에서 화재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사고현장 건물에는 '우리 현장은 안전수칙을 준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환풍구 아직 완공안된 상태
초동대처 늦어져 인명 피해
숨진곳 지하 2층 연결 계단
작업전 대피교육 미흡 추정

김포 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 화재는 용접 안전수칙 미준수, 화재 감시자 부재 등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기도재난안전본부 합동 현장감식이 진행됐다. 감식 결과,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지하 1층에 소화기 3대가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

지하 2층에 소화기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발화지점 근처에 소화기 3대가 있었고, 이 중 소화기 2대의 안전핀이 뽑혀 있었지만, 진화는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용접작업 과정에서 안전 관리자인 화재 감시자가 부재해 화재발생 직후 인부들을 대피시키거나 소화기를 통한 초기 진압을 지휘하지 못하는 등 초동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작업 전 화재예방과 피난 등 비상조치에 대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감식반은 지하 1~2층에서 스프링클러 배관 절단을 위한 용접과 용단 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벽면의 가연성인 우레탄폼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대부분이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이 아닌 지하 1~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당시 즉각적으로 대처했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건물 지하에는 환풍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유독가스가 인부들이 대피한 계단 등의 통로를 통해 확산되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작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공사현장에는 절단 작업 중 사방으로 튀는 불꽃을 받을 포, 제3종 분말소화기 2개, 물통, 모래를 담은 양동이(건조사) 등 화재 진압을 위한 장비가 충분히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봉 대림대학교 건축설비소방과 겸임교수는 "용접 안전수칙 미준수와 화재 감시자 부재 등은 대형 인명피해를 낳은 화재 사고에서 고질적으로 발견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포/전상천·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