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분단 현실 보여주는 현장으로
이정현, 탈북청소년 여명학교 찾아
원유철, 비상대기 해군 2함대 격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 앞다퉈 경주·原電 방문
문재인, 원자력안전특위 구성 제안
추미애, 귀성인사 "특위활동 우선"
■국민의당
박지원·안철수·천정배 前 대표 등
얼굴홍보물 제작 서울·용산역 배포
安, 지진 피해 상황 점검차 경주行
'추석 민심을 잡아라'.
큰 선거가 없는 2016년 추석 명절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로 몸 풀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내년 12월에 대선이 있지만 아직 대형 이슈가 형성되지 않아 서로 이슈를 선점하면서 여론전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아직 후보도 이슈도 없다 보니 대선 승리를 위한 유리한 발판, 즉 여론의 시선이라도 잡아 두자는 취지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북핵 실험사태로 빚어진 안보이슈에 주력하는 것도 집토끼 격인 보수 희구세력의 결집으로 여론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며,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직전에 터진 지진사태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부실을 강조하며 안전 키워드로 민심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 편집자 주
새누리당은 추석연휴 직전인 13일 북 핵실험 사태로 빚어진 안보이슈를 집중 조명했다.
통상 귀향 인파가 몰리는 기차·버스역 주변에서 홍보물을 돌리던 관행에서 탈피해 남북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는 현장을 방문해 추석 민심이 안보 현안에 집중될 수 있도록 주력했다.
이정현 대표는 1박2일 민생투어 이틀째 일정으로 오전 서울 중구 여명학교를 방문했다. 탈북 청소년에게 중·고교 과정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성공적인 사회 정착을 돕는 곳이다.
주민의 피폐한 생활수준과 인권침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체제 유지를 위해 핵개발에만 매달리는 북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의미를 담았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 원내대표인 원유철 의원도 당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 회원들과 함께 추석연휴에 비상 대기 중인 해군 평택 제2함대 사령부를 격려차 찾았다.
이 모임은 전날 긴급간담회를 열어 여야가 공동 참여하는 '국회 북핵특위' 설치를 제안하며 핵무장론 공론화에 시동을 걸었다.
원 의원은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억지책"이라면서 "북핵보다 두 배 이상의 핵 타격 능력을 보유해서 김정은의 도발 야욕을 아주 강력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는 '한국이 핵을 가지려면 가져라'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결국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안보이슈 선점에 가세했고, 소속 의원들도 추석 연휴기간 지역에서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역대 최대 수준의 강진이 발생함에 따라 앞다퉈 경주와 월성 원전지구를 찾아 '안전'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13일 최인호 최고위원과 박재호·김현권 의원 등과 함께 월성원전을 긴급 방문했다. 이어 당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들과 함께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을 찾았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추미애 대표에게 "당에 지진을 대비한 원자력안전특별대책위를 구성해달라"고 제안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문 전 대표와 최 최고위원의 통화내용을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문재인 상임고문이 함께 현장에서 보고를 청취하고 이런 제안을 해주셨다"며 "일단 특위활동을 우선하고 다음에 여는 최고위에서 사후 추인하면 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대권 도전을 강력 시사한 김부겸 의원도 광주와 대구 전통시장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지진 진앙지에서 가까운 경주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차례로 방문해 원전 안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철수·천정배 전 대표 등의 얼굴이 들어간 홍보물을 제작, 이날 서울역과 용산역 등지에서 귀성객들에게 배포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용산역 귀성인사에 나선 뒤 곧바로 지진 피해상황을 점검코자 경주를 찾았다.
/정의종·송수은·황성규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