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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트라우마 호소. 사진은 지난 13일 오후 경북 경주시 성건동의 한 아파트에서 관계자들이 지진의 영향으로 주차장에 떨어진 기와를 치우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2일 연달아 발생한 규모 5.1~5.8 지진에 이어 300차례가 넘는 여진을 겪은 경주시민 등이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강진 진앙인 내남면 부지리에 사는 주민들은 "집 바닥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누워있지 못하겠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신경이 곤두선다"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경주에 사는 한 여성은 "괜히 예민해져 지진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며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상가 유리창이 깨지고 제품이 진열대에서 떨어져 피해를 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경주 중앙시장 한 상인은 "'쿵'하는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두근두근한다"며 "조금만 흔들려도 상인 모두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시민 등도 있다.

경주시내 한 약국 관계자는 "청심환이 평소보다 4~5배 더 많이 나갔다"며 "남성보다는 할머니, 아주머니 등 여성이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다"며 "심하면 전문의를 찾거나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