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배차시간 연장에 시민들 '자꾸 시계만'1994년 6월 이후 22년 만에 서울메트로노조·서울지하철노조·전국철도노조 등이 일제히 총파업에 돌입한 27일 오후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으로 인해 지하철 배차시간이 연장되면서 수원역 지하철 승차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일부 지하철역에는 배차시간 연장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을 더 키웠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철도·지하철노조 22년만에 동시
첫날 대란 없었지만 낮시간 지연
화물은 운행률 25.7% 그쳐 '타격'
생활 밀접분야 잇따라 민심 동요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내건 '성과연봉제'에 반발하며 철도·지하철, 은행과 병원 등까지 연쇄 파업에 돌입하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이 요동치고 있다.

27일 전국 철도·지하철노조의 총파업으로 화물 운송에 크게 차질이 생기는 등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전국 철도와 지하철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이날 22년 만에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인 27일 일반 열차는 90.9%가 운행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지역 주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은 평상시 대비 82% 수준으로 운행됐다.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우려했던 것만큼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낮 시간대에는 지하철 배차가 지연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다림에 지쳐 간신히 지하철을 타면 몰려드는 승객들 때문에 열차는 금세 콩나물 시루가 돼버렸다.

화물 열차는 사정이 훨씬 심각해 이날 운행률이 25.7%에 그쳤다. 철도운송 비중이 높은 시멘트 업계 등이 당장 발을 동동 굴렀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일반 기차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물론, 화물열차발(發) 운송 대란으로 산업계 전반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서울대병원 노조와 국민건강보험 노조도 파업에 돌입했다. 28일에는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나선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전국공공산업노조가, 23일엔 은행 종사자들이 속해있는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실시했다.

대중교통과 금융·의료 등 일반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잇따라 파업을 선언하면서 그에 따른 혼란도 커지고 있다.

각 분야에서 대대적인 파업에 나서는 것은 공공분야에서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민간분야까지 확대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때문이다.

성과연봉제는 연공서열이 아닌 직원 개개인의 성과를 평가해 임금지급에 반영하는 제도로 한국노총·민주노총은 지난 5월부터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9월 중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날 철도·지하철 노조 동시파업에 대해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 불편을 도외시하는 불법파업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국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